사진제공 | CJ ENM
주지훈은 극 중 인생 ‘잭팟’을 노리며 도로 위를 배회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아 긴 머리 등 비주얼에서부터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멋짐’을 모두 내려놓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오히려 재미있었다는 그는 “원래도 특정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며 웃었다.
“사실 조박이라는 인물은 극 안에서 (유머 등으로 사용되는) 아주 기능적인 캐릭터인데 그렇게 기능적으로 잘 사용된다는 것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저는 취향이랄 게 없는 사람이에요. 어릴 때부터 봐왔던 영화나 책 속의 다양한 캐릭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밝은 브릿지를 넣은 충격적(?) 장발 스타일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어린 시절이었던 1990년대 초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형들”의형들” 비주얼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오히려 너무 파격적인 것 아니냐며 주저하시더라고요. 전 상관없다고 했어요. 피팅도 다양한 옷을 해보자고 제안했죠. 제가 모델 출신이다 보니 저에 대한 어떤 선입견 때문인지 의상팀이 처음 준비했던 의상은 굉장히 패셔너블했어요. 그런데 그 의상은 캐릭터와 맞지 않는 너무 트렌디한 느낌인 것 같아 제가 고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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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보다 불을 너무 잘 뿜으니까 시범 보여주셨던 차력사님이 엄청나게 놀랐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너무 요령 없이 하다 보니 위스키가 침샘을 타고 들어가서 염증이 생겼어요. 한 일주일은 고생했죠. 침샘과 맞바꾼 장면이었어요. 하하!”
그럼에도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불을 뿜거나 무작정 달리는 신 류가 아닌, 트렁크에 누워 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188cm가 넘는 장신인 그는 “온몸을 구겨 트렁크에 있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그 장면만 5일이나 찍었어요. 양반 다리를 조금만 하고 있어도 발이 저리는 데 , 그 안에서 대기하고 촬영까지 하니까 정말 어깨가 부서지는 것 같았어요. 그 어떤 액션신보다 힘들었어요. 액션신은 힘들긴 하지만 아프진 않잖아요. 그런데 트렁크 신은 어깨가 너무 아프니까 고통스럽더라고요. 그렇게 누운 상태로 계속 눈까지 위로 치켜뜨니까 뇌까지 다 아팠다니까요.힘들었다니깐요, 하하.”
관객이 극장보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더 선호하는 시대에 대작 영화를 선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고 솔직히 말한 그는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배우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 작품이니만큼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