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가 27일 잠실 KT전에 선발등판해 5회초를 마친 뒤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임찬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LG가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LG 트윈스가 천적인 KT 위즈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을 2년만에 처음으로 무너뜨렸다.
LG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와 홈경기에서 선발투수 임찬규의 6이닝 3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6-1로 이겼다. 3위 LG(64승2무55패)는 2위 싸움을 이어간 반면 5위 싸움에 한창인 KT(59승2무62패)는 뼈아픈 2연패를 안았다.
치열하게 5위를 다투고 있는 KT는 LG를 상대로 지난 2년간 단 한 번의 패배도 당하지 않은 좌완 벤자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2023년부터 LG전 8차례 선발등판에서 5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07을 기록하고 있었다. 피안타율 0.176, 이닝당 출루허용(WHIP) 0.81 등 세부지표도 뛰어났다. 좌타자가 중심을 이루는 LG를 상대로는 늘 강해 천적으로 통했다.
하지만 임찬규가 선발 싸움에서 벤자민에게 밀리지 않았다. 임찬규가 최고 구속 145㎞의 직구(32개)를 비롯해 커브(24개), 슬라이더(18개), 체인지업(18개)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임찬규는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8승(6패)째를 수확했다.
LG는 행운이 동반된 선취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2회말 1사 1·2루에서 오지환이 2루수 땅볼을 쳤다. 타구를 잡은 KT 2루수 오윤석이 2루를 밟고 있던 유격수 심우준에게 토스했지만, 제대로 포구가 되지 않았다. 이 공을 다시 잡아 플레이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공은 애매하게 좌익수 앞까지 흘렀다. 그 사이 2루주자 김현수가 3루를 거쳐 홈을 밟았다. 계속된 2사 1·3루에선 1루주자 박해민이 도루를 시도했고, 그 틈을 타0 3루주자 오지환이 홈으로 쇄도해 2-0을 만들었다.
LG 타선은 3회말 벤자민을 제대로 흔들었다. 1사 후 홍창기의 2루타에 이어 계속된 2사 3루에서 오스틴 딘의 우중간 3루타로 3-0까지 달아났다. 다음 타자 문보경도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 4-0으로 격차를 벌렸다.
LG는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한 7회초 1점을 내줬지만, 7회말 신민재의 1타점 좌전적시타, 문보경의 1타점 중월 2루타로 2점을 추가하며 KT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