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왼쪽)-안재현이 13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벌어진 2024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6일째 남자복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2년 뉴델리대회 강희찬-이철승 이후 한국탁구에 32년 만의 이 대회 남자복식 금메달을 선사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임종훈(27)-안재현(25·이상 한국거래소·세계랭킹 15위) 듀오가 새 역사를 썼다.
임종훈-안재현은 13일(한국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024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6일째 남자복식 결승에서 팡우엔 코엔-아이작 퀙(싱가포르·16위)을 게임스코어 3-0(11-6 11-6 11-6)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1992년 뉴델리대회 강희찬-이철승 이후 한국탁구에 32년 만의 이 대회 남자복식 금메달을 안겼다.
대회 내내 임종훈-안재현의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32강부터 준결승까지 알바루시 무하나드-알가사니 가산(오만‧랭킹 없음)~아이도스 켄지굴로프-산자르 주바노프(카자흐스탄·243위·이상 3-0 승)~웡춘팅-볼드윈 장(홍콩·랭킹 없음·3-2 승)~도가미 슌스케-시노즈카 히로토(일본·8위·3-1 승)를 잇달아 꺾더니 이날 코엔-퀙마저 손쉽게 눌렀다.
이변이 많았던 대회라 더욱 값진 금메달이다. 1번 시드였던 린가오위안-린시동(중국·1위)이 8강에서 제이븐 충-웡치센(말레이시아‧187위)에 2-3으로 발목을 잡혔다. 역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하리모토 도모카즈-마쓰시마 소라(일본‧12위)도 8강에서 코엔-퀙에 2-3으로 무너질 정도로 혼전 양상이었다.
종잡을 수 없었던 우승 경쟁에서 임종훈-안재현이 웃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팀워크’다. 대전동산고 시절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둘은 기존 장우진(29·세아)-임종훈(13위) 조합 못지않은 경쟁력을 뽐냈다. 백핸드 드라이브가 강점인 왼손잡이 임종훈과 손 감각이 뛰어난 안재현은 지난해 한국거래소에서 재회한 뒤 복식 경쟁력을 높여왔다.
소속팀에서 1988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감독의 지도를 받은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실업탁구챔피언전 우승으로 국내무대를 평정하더니, 그해 WTT 컨텐더 안탈리아대회와 리우데자네이루대회를 잇달아 제패하며 국제경쟁력도 꾸준히 과시했다.
2024파리올림픽 이후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 한국탁구로선 임종훈-안재현의 선전이 반갑다. 파리올림픽에서도 임종훈은 신유빈(20·대한항공·8위)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했고, 안재현은 P 카드(예비멤버)로 발탁됐을 만큼 탁구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신뢰 역시 크다. 이들이 더 힘을 내준다면 대표팀의 복식 조합 구성과 단체전 구상에는 더욱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준성(18·미래에셋증권·34위)은 하리모토(9위)와 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1-3(4-11 3-11 12-10 9-11)으로 져 아쉽게 동메달에 그쳤다. 전날 8강에서 세계랭킹 1위 왕추친(중국)을 3-1(11-8 2-11 11-8 11-6)로 꺾은 기세를 잇지 못했다. 한국은 금 1, 동메달 3개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