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흥국생명의 발목, 누가 먼저 잡나? 현대건설은 ‘추격자’ 그 이상을 원해

V리그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은 올 시즌 초반 일찌감치 선두 독주에 나선 흥국생명에 제동을 걸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스포츠동아DB

흥국생명이 ‘절대 1강’ 체제를 구축했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 2라운드 12경기를 모두 잡았다. 위기가 없진 않았다. 1라운드 최종전이었던 정관장전,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IBK기업은행전은 풀세트 접전이었다.

개막 12연승으로 승점 34를 쌓은 흥국생명은 일찌감치 선두 독주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오랜 라이벌이자 강력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다. 역시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이미 정규리그 3라운드를 시작한 현대건설은 10승3패, 승점 30으로 2위다.

일단 한 경기를 더 치른 결과이긴 하나 흥국생명과 격차는 크지 않다. 게다가 현대건설은 8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3위 IBK기업은행(8승5패·승점 22)과 원정경기를 3-0 완승으로 장식하며 간격을 크게 벌린 터라, 이제 ‘선두 경쟁’에 올인할 수 있다. 현시점에선 흥국생명을 견제할 대항마는 현대건설뿐이다.

1위와 2위는 봄배구에서 전혀 다른 상황을 맞는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치면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한다. 반면 2위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현대건설이 지난 시즌 큰 어려움 없이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정규리그에서부터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3라운드에는 흥국생명의 발목을 낚아채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릴 흥국생명과 맞대결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정규리그 1, 2라운드에서 모두 1-3 패배를 당한 터라 설욕 의지가 대단하다.

일정이 나쁘지 않다. 정관장(12일·원정)~한국도로공사(15일·홈)를 상대한 뒤에는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흥국생명전에 대비할 수 있다. 득점 2위, 공격종합 3위인 외국인 주포 모마와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양효진, 속공-이동-블로킹 1위를 달리는 이다현 등 주축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흥국생명은 정관장전(17일·홈)을 마치고 3일 만에 라이벌과 만나게 돼 부담이 적지 않다.

물론 현대건설만의 힘으로 흥국생명의 독주를 가로막을 순 없다. 먼저 1, 2세트를 따며 흥국생명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간 IBK기업은행과 같은 팀이 더 나와야 한다. “우선 우리가 할 일을 해야 하나 다른 팀들도 힘을 내야 한다”는 것이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의 바람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