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여러 가지 건강 문제에 시달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겨울은 고혈압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히 위험한 시기다. 추운 날씨는혈압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생각해 방치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진단을 받았거나 고혈압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겨울철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인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켜 열을 보존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신체 반응은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혈압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는다. 혈액이 수축한 상태에서는 혈압이 높아져도 혈액 순환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동맥에 심각한 부담을 주게 되며 그로 인해 심근경색, 뇌졸중, 협심증 등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고혈압은 대부분의 경우 자각 증상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고혈압인지를 모른 채 지낸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20~30대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아 더욱 문제다. 고혈압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높은 혈압 때문에 혈관에 지속적인 무리가 가해지고 심장, 뇌,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규칙적인 혈압 측정과 병원 검진을 통해 혈관 건강을 지켜야 한다. 가정에서 혈압측정시 수축기 135㎜Hg 이상, 또는 이완기 85㎜Hg 이상으로 자주 측정되면 고혈압을 의심하여의료기관을 방문, 상담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축기 140㎜Hg이상, 또는 이완기 90㎜Hg 이상인 경우에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부천 성모혜민내과 류성우 원장                       사진제공|성모혜민내과

부천 성모혜민내과 류성우 원장 사진제공|성모혜민내과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환자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약물 치료나 생활 습관 및 식습관 개선 등을 진행한다. 간혹 ‘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며 약물 복용을 거부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약물이 필요한 상황에서 임의로 약물 복용을 거부하거나 중단하면 혈압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의료진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외부에 노출되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적절한 옷을 착용하여 체온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머리와 목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복은 면 소재로 입는 것이 좋다. 면 내복은 땀을 잘 흡수하고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꾸준한 운동도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자전거 타기나 계단 오르기와같은 하체 운동을 추천한다.
운동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오전 9시 이전에 야외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기온이 높은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운동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부천 성모혜민내과 류성우 원장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