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값진 기록으로 서울경마를 빛낸 베테랑들. 박종곤 조교사, 정호익 조교사, 김용근 기수 , 최범현 기수(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마사회

2024년 값진 기록으로 서울경마를 빛낸 베테랑들. 박종곤 조교사, 정호익 조교사, 김용근 기수 , 최범현 기수(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 경마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온라인 마권발매 서비스 정식개시, 시즌제 경마체계 진행, 야간경마 연 2회 최초시행 등 새로운 사업과 체제가 도입된 2024녀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도 한국 경마에서는 많은 기록이 쏟아졌다. 특히 서울경마에서 베테랑 경마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값진 기록들이 많았다.

● 라온포레스트로 600승 돌파 박종곤 조교사
1조 박종곤 조교사는 갓 스물을 넘긴 나이에 기수로 데뷔해 1997년 9월 조교사로 전업했다. 이제 28년차 베테랑 조교사이자 서울경마의 터줏대감이다. 박종곤 조교사는 2022년, 2023년 2년 연속 최우수 조교사 선정됐다. 2022년부터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 제12대 회장도 역임하고 있는 등 한국경마, 특히 서울경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조교사 개업 후 처음 3~4년 동안 이렇다 할 우승소식을 전하지 못하다 2016년 청담도끼와 2019년 라온퍼스트를 통해 성가를 올렸다다. 2022년에는 무려 8개의 대상경주를 휩쓸며 누적 순위상금 50억7000만 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올해 들어 10월 20일 서울 제11경주에서 라온포레스트(한국, 암, 4세, 회색)가 우승하면서 통산 600승을 달성했다.
한국경마의 거물답지 않게 아직도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경주마의 성향과 개성을 파악해 정성스럽게 관리한다. 현재 ‘라온’ 시리즈 등 36두의 말을 위탁관리하고 있다.

●618승, 서울경마 단독 1위 정호익 조교사
8월4일 서울 제6경주에서 글로벌코디와 장추열 기수는 10조의 정호익 조교사에게 통산 600승의 선물을 안겼다. 이후에도 정호익 조교사는 빠르게 승수를 쌓아가 현재 618승을 거두고 있다. 서울경마 조교사 중 단독 1위다. 승수를 쌓는 동안 ‘제18회 과천시장배 우승’이라는 경사도 거두며 올해를 ‘정호익의 해’로 만들었다.
정호익 조교사는 20년간 기수로 활동하다가 2006년 조교사로 늦게 데뷔했다. 그는 특유의 빠른 판단력과 승부사 기질로 조교사 다스 탑티어에 빠르게 진입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기수로 오랜 기간 활동한 이력 때문인지 평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마방 식구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 글로벌보배, 마이센터, 소울메리트 등 39두를 위탁관리하며 여러 마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2025년에는 다승 외에 대상경주 우승 등 10조의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있다.

●940승 기록, 베테랑의 저력 보여준 김용근 기수
김용근 기수는 2005년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데뷔했다. 2017년부터 활동무대를 서울로 옮겼다. 부경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던 만큼 서울에서 프리기수로 활동하면서 많은 조교사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해 그의 기승횟수는 무려 658회에 달했다. 보통 기수들이 1년에 300~400번 가량 기승하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횟수다. 승률 14.7%, 연승률 42.4%로 흥행보증수표답게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다음해 다리골절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보란 듯이 복귀해 통산 600승을 달성했고 이후 1~2년마다 100승씩을 추가했다.
마침내 올 상반기에 통산 900승 고지를 넘었다. 앞선 경주에서 드래곤킹덤으로 900승 대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무산되어 아쉬움을 남겼는데, 5월 9일 서울11경주에서 도끼불패와 함께 900승을 기록했다.
김용근 기수는 “기수에게 1000승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매우 크지만 이제는 성적 외에도 경주의 완성도를 높여 팬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주, 경마의 진짜 묘미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열망이 더욱 크다”고 베테랑 기수로서 식지 않은 열정을 나타냈다.
김용근 현재 940승으로 서울경마에서 박태종, 문세영에 이어 다승 3위에 올랐다.

●올해까지 대상경주 29회 우승, 최범현 기수
최범현 기수는 2001년 7월 데뷔했지만 팬의 주목을 받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데뷔 동기인 문세영이 일찌감치 2003년 2월 대상경주 우승으로 주목을 받은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었다. 늘 스포트라이트는 한쪽으로 쏠렸다.
하지만 말을 이해하고, 경주의 흐름을 분석하며 꾸준히 노력한 끝에 2007년 세계일보배에서 첫 대상경주 우승을 거두었다. 이후 2008년과 2009년 그랑프리 2연패, 2009년 최우수 기수 선정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올 봄 라온더포인트와 함께 부산일보배에서 우승하며 총 29개의 대상경주를 우승했다. 통산승수도 지난해 12월 30일 서울7경주에서 그림 같은 역전승으로 한국경마 역사상 네 번째 900승 기수 반열에 올랐다. 현재 913승으로 이제 1000승 고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