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두바이 월드컵 결승 경주에서 한국 경주마 돌콩이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2019년 두바이 월드컵 결승 경주에서 한국 경주마 돌콩이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올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글로벌히트(4세 수말, 방동석 조교사, 김준현 마주)와 김혜선 기수의 두바이 원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글로벌히트는 데뷔 이듬해인 2023년 코리안더비를 시작으로 그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 이어 올해 KRA컵 클래식, 대통령배 그리고 그랑프리에 이르기까지 7번의 대상경주 우승을 모두 김혜선 기수와 함께 했다. 그리고 이제 비행시간만 10시간이 넘는 중동 원정으로 원정을 떠나 해외의 유명 경주마들과 실력을 겨룬다.

글로벌히트와 김혜선 기수가 출전하는 대회는 ‘두바이레이싱카니발’(DRC)이다. 4월 5일로 열리는 ‘두바이 월드컵’의 예선전 성격의 경주다. 11월 시작해 내년 3월까지 거의 매 금요일마다 6~8개 경주를 진행한다.
이 중 글로벌히트와 김혜선기수가 도전하는 첫 경주는 1월 24일 1900m 더트 경주인 ‘알 막툼 챌린지’(Al Maktoum Challenge)다. 두바이 아미르(최고 지도자)이자 ‘두바이 월드컵’의 창시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이스 알 막툼의 이름을 딴 대회다.
올해  열린 ‘두바이 월드컵’ 시상식                 사진|두바이 레이싱클럽 홈페이지

올해 열린 ‘두바이 월드컵’ 시상식 사진|두바이 레이싱클럽 홈페이지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글로벌히트와 김헤선 기수는 4월 5일 열리는 메인경주인 두바이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제는 국내 경마팬에게도 친숙한 ‘두바이 월드컵’은 중동을 대표하는 경마 글로벌 빅매치 중 하나다. 총상금 1200만달러(약 168억 원)이며 대회 우승마주에게 총 상금의 58%인 696만 달러(약 97억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이 날 함께 열리는 고돌핀 마일, 론진 두바이 시마 클래식 등 총 9개 경주에 걸린 상금의 총합은 3050만 달러(약 427억)에 달한다. 이슬람 국가에선 종교적으로 베팅을 금지해 상금은 모하메드 국왕을 비롯한 왕족이 출연하거나 에미레이트항공,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론진 등이 후원한다.

중동은 요즘 두바이 외에 다른 국가에서도 경마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뜨겁다. 대표적인 국가가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사우디컵’은 올해로 6회를 맞는 역사가 일천한 대회지만, 단일경주에 2000만 달러(약 280억 원)을 상금으로 걸어 ‘두바이 월드컵’으로부터 ‘세계 최고상금 경마대회’라는 타이틀을 가져왔다.
올해 열린 ‘사우디컵’의 경주 모습           사진|사우디아라비아 자키 클럽

올해 열린 ‘사우디컵’의 경주 모습 사진|사우디아라비아 자키 클럽

2월 21일과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 압둘아지즈 경마장’에서 열리는 ‘사우디컵’은 메인경주를 포함해 17개 경주를 진행한다. 총 상금은 3760만 달러(약 526억 원)로 전세계 최고 수준이다. 메인 경주인 ‘사우디컵’의 총상금만 2000만 달러다. 지난해 미국의 세뇨르 부스카도르(SENOR BUSCADOR)가 일본의 우스바 테소로(USHBA TESORO)를 코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000만 달러(약 140억 원)를 가졌갔다.

‘사우디컵’은 일반 좌석 예매가격이 6만 원, 경주로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아웃도어 테이블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기며 경마를 보는 패키지 티켓은 170만 원에 달한다. 지인들과 완벽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스위트는 1억 원을 넘는 엄청난 가격이지만 럭셔리 스포츠이자 문화예술 및 정재계 인사들까지 한 데 모이는 사교의 장으로 자리잡으면서 대회 티켓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유명한 알렉스 퍼거슨 경 역시 지난 ‘사우디컵’ 제7경주 네옴 터프컵(G2, 2100m)에 자신의 말인 스피릿 댄서(SPIRIT DANCER)을 출전시켜 우승을 거두었다.

경마시행국은 경주마의 수준과 경주편성 체계, 인적‧물적 인프라 수준 등을 고려해 크게 PART1~3 국가로 분류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과 동일한 PART2 국가이다. 그럼에도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사우디컵’을 단 기간 내에 세계 최정상급 국제경주로 끌어 올렸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