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선수들이 14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OVO

정관장 선수들이 14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OVO



‘정관장 돌풍’이 심상치 않다.

정관장은 14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꺾었다. 지난해 11월 30일 IBK기업은행전부터 이어온 연승행진을 10경기로 늘린 정관장은 14승6패, 승점 38로 3위를 지켰다.

정관장의 10연승은 구단 최초다. 종전 기록은 2008~2009시즌의 8연승이다. 직전 GS칼텍스전 3-2 승리로 구단 역사상 첫 9연승을 신고한 데 이어 두 자릿수 연승으로 선두권 추격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위기는 있었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IBK기업은행의 거센 반격에 휘말려 3, 4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뒷심을 발휘했다. GS칼텍스전에서도 정관장은 4세트를 빼앗겼으나, 5세트에 더 힘을 냈다.

날개 공격진이 대단했다. 아시아쿼터 공격수 메가는 특유의 파워를 뽐내며 자신의 V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4점을 뽑았고, 외국인 주포 부키리치도 25점을 보탰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상대의 맥을 끊은 ‘가로막기’였다. 정관장은 이날 19개의 블로킹 득점을 기록했다. 부키리치와 베테랑 공격수 표승주(9점)가 나란히 4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미들블로커(센터) 정호영도 자신의 7점 중 5점을 블로킹으로 만들었다. 메가와 또 다른 미들블로커 박은진(6점)도 각각 3개, 2개의 블로킹을 거들었다.

단순히 ‘봄배구 진출’을 목표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라운드까지만 해도 멀게만 느껴진 2위권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2위 현대건설(승점 43)에는 승점 5점차로 따라붙었고, 1위 흥국생명(승점 45)도 사정권에 넣었다.

지금의 흐름과 분위기라면 우승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역대 3차례 V리그 정상에 선 정관장의 마지막 우승은 2011~2012시즌이다. 13시즌 만에 트로피를 가져올 적기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 또한 달리는 선수단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고 감독은 “우리는 V리그 역사를 바꾸겠다. 연승은 이를 위한 일부일 뿐이다. 더 큰 목표를 품고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