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 스포츠동아DB

KIA 최형우. 스포츠동아DB



“당장 은퇴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KIA 타이거즈 최형우(42)는 2024시즌을 앞두고 KIA와 1+1년 총액 22억 원에 계약했다. 맹활약을 펼치며 2024시즌을 마친 덕분에 자연스럽게 ‘+1년’ 옵션이 발동돼 올해도 KIA 소속으로 뛰게 됐다.

최형우의 2024시즌은 관록이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40세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훌륭한 클러치 능력을 뽐내며 또 한번 시즌 100타점을 달성했다.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 67득점, 장타율 0.499로 KIA의 4번타자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며 개인 6번째 우승 반지까지 거머쥐었다. 

최형우는 올해 스프링캠프 참가에 앞서 괌에서 후배 이우성, 최원준 등과 함께 미니 캠프를 소화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과) 똑같이 비시즌을 준비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컨디션이 쉽게는 안 올라오더라. 이번에는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진 못했다”고 밝혔다.

KIA 최형우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5시즌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IA 최형우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5시즌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형우는 계약서상 마지막 해를 맞은 것에 대해선 “마음가짐은 달라진 게 없다. 나는 늘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시즌을 치러왔다. 올해도 똑같다. 원래 하던 대로, 똑같은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역 연장 의지는 여전하다. 최형우는 “지금은 현역 선수로 그냥 계속 열심히 하고 싶다. 은퇴와 현역 연장이란 두 가지 생각은 모두 가지고 있다. 시즌을 해보고 나서 결정하려고 한다. 당장 은퇴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은 비운 지 오래다. 더 이상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그만둘 것이다. 하지만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하면, 현역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KIA 최형우(왼쪽)와 이범호 감독. 스포츠동아DB

KIA 최형우(왼쪽)와 이범호 감독. 스포츠동아DB


자신이 언젠가는 하위타선에 들어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그대로였다. 최형우는 “당연한 것 아닌가. KIA란 팀이 더 강해지려면 젊은 선수들이 중심타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이 올 시즌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한 것에 대해선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 괜히 어정쩡하게 해서 내가 위(상위타선)로 올라갈 일은 없었으면 한다”며 웃었다.

베테랑 타자 최형우는 지난해까지 자신과 싸움에서 계속 승리를 거뒀다. 올해도 ‘마지막’이란 단어를 가슴에 품고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항상 그랬듯 자신이 만든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결정할 계획이다. 적어도 현시점에선 ‘라스트 댄스’를 머릿속에 그리지 않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