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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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K)팝, 케이드라마, 케이푸드에 이어 새로운 ‘케이 놀이’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시리즈로 평가받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서다. 시즌1 공개 당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딱치치기, 달고나 등 전세계 시청자 호기심을 자아낸 데 이어, 시즌2 공개 이후론 곳곳에서 공기놀이, 둥글게 둥글게 등을 즐기는 모습을 담은 ‘증거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월 공개되는 시즌3에는 어떤 케이 놀이가 글로벌 신드롬에 일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시즌3 혹은 계속 이어질지도 모르는 후속 시즌에 강력 추천하는 케이 놀이를 정리해 봤다. 어느 때보다 긴 올해 설 연휴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세계로 뻗어나갈 케이 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사진출처|지역N문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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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만국 공통 ‘숨바꼭질’…‘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술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몸을 숨기면 술래가 이를 찾아내는 ‘숨바꼭질’은 한국만이 아닌 미국(하이드 앤 씨크), 일본(카쿠렌보) 등 세계 각국에서 저마다 방식으로 즐기는 놀이다. 다만, 우리 술래에서만 외치는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란 노래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에 이어 케이 놀이를 대표하는 ‘놀이 송’으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아 추천한다.

‘숨바꼭질’의 최고 장점은 적당히 몸이 숨긴 곳에 술래가 다가올 때 느껴지는 엄청난 스릴과 서스펜스에 있다. ‘오징어 게임’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동심 가득한 오색빛깔 세트 곳곳에 숨은 참가자와 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술래의 광기 어린 눈빛의 대비도 기대된다.
사진출처|바보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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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의외의 두뇌게임…눈썰미까지 필요한 ‘실뜨기’

두 사람이 고리 모양 실을 주고받으며 여러 모양을 만들어야 하는 놀이다. 시즌2 ‘공기 열풍’으로 인해 글로벌 시청자들이 생소한 공깃돌을 구하기 위해 고생 아닌 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실뜨기는 전 세계 어느 가정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오직 실 하나만 있으면 된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실 모양을 계속 바꾸며 순서와 손 모양을 외워야 한다는 점에서 기억력은 필수다.

특히 여아들이 주로 즐기던 놀이로, 여성 참가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힘이 요구되는 게임이 다수 포진된 ‘오징어 게임’에서 여성 캐릭터들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MBC ‘나혼자산다’ 캡처

사진출처|MBC ‘나혼자산다’ 캡처

O공격팀 vs 수비팀…팀전을 위한 ‘말뚝박기’

‘말뚝박기’는 수비팀과 공격팀이 나뉘어 맞붙는 ‘팀전’ 전용 놀이다. 시즌1 대표 팀전이었던 줄다리기보다 더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장면을 뽑아낼 수 있다고 감히 자신한다.

수비팀은 가위바위보를 할 대표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이 서로의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넣어 몸을 숙이고, 공격팀은 빠른 속도로 달려와 수비팀 등 뒤에 올라탄다. 공격팀 대표와 가위바위보 대표가 가위바위보로 승패를 정한다. 가위바위보로 승패를 가르기 전 수비팀이 무너지거나 공격팀이 제대로 수비팀에 올라타지 못해도 승부가 갈린다. 넘어뜨리고 버텨야 하는 놀이이므로 실뜨기와 달리, 힘이 세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남성 참가자가 많은 팀이 유리하다.
사진출처|트레저 공식 유튜브 채널 ‘TREASURE (트레저)’

사진출처|트레저 공식 유튜브 채널 ‘TREASURE (트레저)’

O눈치와 전략의 중요성…‘수건돌리기’

원형으로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들 등 뒤를 한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던 술래가 적절한 타이밍에 한 명의 바로 뒤에 들고 있던 수건을 떨어뜨리면 그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술래를 잡기 위해 달린다. 술래는 한 바퀴를 돌아 잡히기 전 빈자리에 앉아야 한다. 잡히면 술래가 아웃, 자신이 등 뒤에 떨어진 수건을 눈치채지 못하면 수건을 받은 사람이 아웃이다.

달리기 실력뿐만 아니라 수상한 낌새를 귀신같이 알아채야 하는 눈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이 미리 머리를 맞대고 탈락시키고 싶은 한 명을 집중 공격할 수 있단 점에서 의외의 전략 게임이 될 수도 있다. 밉상이거나 눈치없어 보이는 인물들은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진출처|MBC ‘무한도전’ 캡처

사진출처|MBC ‘무한도전’ 캡처

O힘과 기술의 적절한 조화…결승 빅매치 ‘닭싸움’

결승전 1대1 빅매치를 장식할 게임으론 ‘닭싸움’을 추천한다. 도구나 장비도 필요 없다. 필요한 건 오로지 몸과 강인한 정신이다. 한쪽 발을 다른 쪽 무릎 위에 올려놓은 상태로 콩콩 뛰어다니며 상대방에게 돌격해 넘어뜨려야 승리하는 게임으로, 다리가 풀리거나 발을 헛디뎌 스스로 넘어지는 사람도 패배로 간주한다.

‘단순 파워’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스피드, 지구력, 민첩함, 상대방 열받게 하기(?) 등 저마다 장점을 내세워서 여러 필승 전략을 세워볼 수 있다는 게 닭싸움의 묘미다. 과거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 잭 블랙이 MBC 예능 ‘무한도전’에 출연해 닭싸움의 매운맛을 경험한 뒤 “한국 사람들은 놀 줄 안다”고 표현한 바, ‘오징어 게임’ 버전 닭싸움으로 다시 한번 제대로 놀 줄 아는 한국인을 전 세계에 자랑할 차례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