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을사년 새해 소비트렌드로 ‘듀프(Dupe)가 주목받고 있다.

복제품이라는 뜻의 영단어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에서 유래했다. 유명 브랜드가 가진 품질과 디자인을 유사하게 재현하면서, 독자적인 브랜드로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최근 미국 월마트 쇼핑몰에서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버킨백’을 닮은 ‘워킨백’이 78달러에 출시하자마자 완판된 것이 대표적이다. 워킨백은 월마트와 에르메스 버킨백을 합친 이름으로, 가격이 버킨백의 100분의 1 수준인 게 특징이다.

다이소의 ‘손액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밤’. 사진제공| 다이소

다이소의 ‘손액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밤’. 사진제공| 다이소


국내에서 듀프 열풍을 일으킨 것은 다이소다. 6만 원 상당의 샤넬 립밤을 듀프한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밤’을 오리지널 가격의 20분의 1 수준인 3000원으로 출시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가격에서 품질로, 듀프의 ‘진화’

YLESS(와이레스) 앱에서 윙크 표시가 된 제품은 유명 고가 화장품 스테디셀러를 본뜬 듀프 제품임을 의미한다. 사진제공|와이레스

YLESS(와이레스) 앱에서 윙크 표시가 된 제품은 유명 고가 화장품 스테디셀러를 본뜬 듀프 제품임을 의미한다. 사진제공|와이레스


지난해 12월 론칭한 K-뷰티 플랫폼 YLESS(와이레스)는 뛰어난 품질을 강조하며 ‘듀프’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윙크(WINK)’ 표시가 붙은 제품은 유명 고가 화장품 스테디셀러를 본뜬 듀프 제품이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명품 화장품과의 비교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품질을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제품, 성분, 품질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오리지널 제품의 단점을 개선한 ‘고급 듀프’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YLESS(와이레스)앱과 서울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어텐션 글레이즈 립스틱’(왼쪽)과 ‘톤플로우 실크 플로리스 리퀴드 파운데이션’. 사진제공|와이레스

YLESS(와이레스)앱과 서울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어텐션 글레이즈 립스틱’(왼쪽)과 ‘톤플로우 실크 플로리스 리퀴드 파운데이션’. 사진제공|와이레스

‘샤넬 루즈 코코밤’의 촉촉한 보습감과 컬러, 광택은 유지하면서 지속력을 높인 ‘어텐션 글레이즈 립스틱’, ‘아르마니 래스팅 실크 파운데이션’의 밀착력과 커버력은 살리면서 가벼운 사용감과 무너짐을 최소화한 ‘실크 플로리스 리퀴드 파운데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명품 브랜드의 10~18% 정도로 저렴하다.

YLESS(와이레스) 측은 “듀프 소비 문화가 저렴한 가격에만 집중한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품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듀프 제품에 대한 만족감과 신뢰도가 다양한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어, 플랫폼의 전체적인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