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하얼빈(중국)|뉴시스

최민정. 하얼빈(중국)|뉴시스




최민정(27·성남시청)과 박지원(29·서울시청)이 나란히 다관왕에 오르며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최민정은 9일(한국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막을 내린 2025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와 1000m,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3관왕을 차지했다. 박지원은 남자 1500m와 혼성 2000m 계주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다. 여자 1500m 김길리(21·성남시청)와 남자 1000m 장성우(24·고려대)도 금메달을 추가하며 대표팀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 걸려있던 금메달 9개 중 6개를 휩쓸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여자 1500m·3000m 계주)에 올랐고, 2022베이징동게올림픽 여자 1500m를 석권했던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남다른 스피드를 자랑하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휴식을 위해 2023~2024시즌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가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전감각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단거리 종목의 순간스피드는 이전보다 한층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첫 종목이었던 2000m 혼성 계주 결선에서 박지원과 김길리, 김태성(화성시청)과 호흡을 맞춰 2분41초53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 첫 종목이었던 여자 1500m에선 4위(2분24초133)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500m에서 43초016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9일 여자 1000m 결선에서도 1분29초637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에게 이번 대회는 현역 연장의 운명이 걸려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나이로 30세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을 받아야만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출전에 걸림돌이 사라지는 상황이었다. 최근 2시즌 연속(2022~2023·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현 월드 투어)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던 터라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종합국제대회 출전이 간절했다.

그리고 해냈다. 박지원은 첫 종목이었던 8일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가장 큰 과제를 해결했고, 이어진 주종목 남자 1500m도 2분16초927로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으로 귀화한 경쟁자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제쳤다. 이어진 500m도 은메달(41초398)을 따고, 9일 1000m에서도 은메달(1분28초829)을 따냈다. 전 종목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며 남자대표팀의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대표팀의 전체적인 활약상도 눈부셨다. 금 6, 은 4,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쇼트트랙 메달집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중국 선수들의 반칙성 플레이와 보이지 않는 편파판정 등에 맞서 완벽한 레이스로 압도적인 실력을 뽐낸 것은 의미가 컸다. 특히 최민정과 함께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김길리도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1500m 등 2관왕에 올랐고, 여자 500m와 1000m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며 미래를 밝혔다.

박지원. 하얼빈(중국)|뉴시스

박지원. 하얼빈(중국)|뉴시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