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지난해 연결 기준(대한통운 제외) 매출 17조 871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감소(-0.1%)했지만,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1조 323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대 영업이익을 다시 회복했다. 특히 바이오와 사료·축산(F&C)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으나, 국내 식품사업 수익성은 원가 부담과 내수 소비 침체로 다소 부진했다.

CJ제일제당은 이날 대한통운을 포함한 연결 기준 실적도 발표했다. 전체 매출은 29조 3591억 원(+1.2%), 영업이익은 1조 5530억 원(+20.2%)을 기록했다.

●식품, 해외 성장세 지속… 유럽서 연간 매출 1000억 원 첫 돌파
식품사업 부문은 11조 3530억 원(+0.8%)의 매출과 6201억 원(-5.3%)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은 내수 침체와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매출이 5조 7716억 원으로 1.8% 감소했다. 다만, 즉석밥 ‘햇반’과 냉동식품 ‘고메’ 등 주요 제품의 꾸준한 성장과 온라인 채널 매출 확대가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북미·유럽·호주 등 글로벌 확장을 통해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해외 식품 매출은 5조 5814억 원으로 전체 식품 매출의 49.2%를 차지하며 사상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 속에서 김치(+38%), 냉동밥(+22%), 만두(+18%) 등 전략 제품이 해외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4조 713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비고 만두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2위 브랜드와 3배 이상의 격차를 벌렸다. 슈완스의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Red Baron)’도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프랑스·스페인 등 신규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대형 유통채널 판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호주에서도 울워스(Woolworths)에 이어 콜스(Coles)와 IGA까지 입점하면서, 현지 주요 유통업체 매장의 80%에서 비비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바이오·사료·축산, 고수익 제품 확대·시장 변화 대응으로 수익성 개선
바이오사업 부문은 4조 2095억 원(+1.8%)의 매출과 3376억 원(+34.3%)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트립토판·알지닌·발린·이소류신·히스티딘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21%를 기록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테이스트엔리치’ 등 프리미엄 조미소재 제품도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Feed&Care(F&C)는 매출 2조 3085억 원, 영업이익 747억 원을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주요 시장에서 축산 가격 상승과 제조 원가 안정화 노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푸드 글로벌 확장 가속화… 바이오사업도 고부가가치 제품 강화
CJ제일제당은 향후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낸 ‘소바바 치킨’과 ‘통새우 만두’ 등을 해외 시장에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Sioux Falls)에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설립하고,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에 유럽 공장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에서도 스페셜티 제품 판매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EU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완화되며 글로벌 라이신 가격이 반등하는 만큼, 시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한편, 유무형자산 평가에 따른 회계적 요인으로 영업 외 손실이 발생하며 대한통운 포함 기준 당기순이익은 35.3% 감소했다. 다만 이는 현금 유출과는 무관한 보수적 회계처리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온리원(Only One)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 성장 동력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