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이 인정한 ‘천재’ 송가인 2년만 컴백…작사에도 첫 도전 (종합)[DA:현장]

가수 송가인이 2년 만에 컴백했다. 트로트 레전드 심수봉이 지원사격에 나선 가운데 직접 작사에도 첫 도전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11일 오후 4시 서울 강서구 스카이아트홀에서 진행된 송가인의 정규 4집 ‘가인;달’ 발매 기념 쇼케이스. 이날 그는 타이틀곡 ‘아사달’과 수록곡 ‘평생’ 무대를 선보이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임했다.

“너무 떨린다”는 송가인은 “곡을 많이 받느라 앨범이 완성되기까지 오래 걸렸다. 회사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좋은 곡이 많이 들어왔고 곡 듣는 과정도 많이 걸렸다. 어떤 곡을 타이틀곡으로 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새로운 기획사에 들어왔는데 앨범에 처음으로 직접 참여했다. 직접 해보니 앨범을 내는 게 보통이 아니더라. 여러 장르를 담아봤다”고 설명했다.


송가인이 2년 10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보 ‘가인;달’은 정통 트로트로 대표되는 송가인의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담아낸 앨범이다. 발라드, 미디엄 템포, 모던가요 등 따라 부르기 쉬운 대중적인 곡을 통해 한층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그려냈다.

타이틀곡 ‘아사달’은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을 만든 석공 아사달의 비극적 설화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송가인 특유의 한 서린 국악 창법이 곡 전체를 이끌며, 전통적인 정서를 깊이 있게 담아낸다. 서정적인 가사와 애절한 멜로디가 어우러져 정통 트로트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알고보니 ‘아사달’은 1년반 전 한 차례 거절했던 곡이라고. 송가인은 “그때는 와닿지 않아서 안 받았던 곡이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똑같은 곡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다시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며 “곡을 제대로 듣고 연습하면서 진작에 받았어야 했는데 싶더라. 이렇게 좋은 곡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이 곡이다’ 싶어서 선택했다. 흘려보낸 시간이 아깝더라. 지금이라도 이런 대곡을 받아서 영광”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더블 타이틀곡 ‘눈물이 난다’는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심수봉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낸 가사와 심수봉 특유의 멜로디가 조화를 이룬다. 선공개 직후 주요 음원사이트 차트인에 성공해 두 레전드의 저력을 입증했다.

‘눈물이 난다’는 당초 심수봉이 자신의 조카 손태진에게 주려고 했다가 어울리지 않아서 아껴뒀던 곡이라고. 송가인은 “선생님이 계속 가지고 계셨는데 달라고 한 후배가 없었다고 하시더라. 다들 엄두를 못 냈던 것 같다. 내가 용기를 내서 찾아갔다가 처음 받았다. 운명 같다”면서 “심수봉 선생님의 곡을 받은 첫 후배가 되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곡 작업도 재밌게 했다. 1대1 레슨도 여러번 해주셨다. 이렇게 복받은 사람은 없다 싶을 정도로 영광스러웠다. 녹음실에서 직접 프로듀싱도 해주시고 즉석에서 코러스도 해주셨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송가인은 “‘눈물이 난다’를 통해 창법이나 노래하는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심수봉 선생님이 ‘힘을 빼고 말하듯이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 세게 말하는 곡만 해와서 편하게 불러본 적이 없다. 처음으로 힘을 빼고 부르려니 쉽게 안 되더라. 힘을 빼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연습한 후 다시 찾아갔더니 선생님이 ‘천재’라고 칭찬해주셨다. 그 창법으로 해보니 목에 무리고 안 가고 힘도 덜 들어서 노래하기 편하더라. 이런 스타일로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눈물이 난다’는 호불호가 있는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창법이라서 어떤 분들은 ‘송가인스럽지 않다’고도 하시지만 어떤 분들은 ‘너무 좋다. 편안하게 부르니 듣기 좋다’고 하시더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수봉에게 “너무너무 좋아하고 롤모델로 생각하는데 선생님의 곡을 받는 첫 번째 후배가 되어서 영광스럽다. 명품 같은 곡을 물려주셔서 감사하다. 선생님 항상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팬들을 위해 송가인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평생’, 감성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정통 트로트 ‘이별가’,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의 애절한 마음을 노래한 ‘붉은 목단꽃’, 이별의 탄식을 라틴 펑키 장르로 풀어낸 ‘왜 나를’,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담아낸 슬로우 락 ‘색동저고리’,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트롯 발라드 ‘아버지의 눈물’, 희망을 노래하는 컨트리 폭스트롯 ‘지나간다고’ 등 9곡이 수록됐다.

특히 송가인은 처음으로 작사에 참여한 ‘평생’을 언급하며 “팬분들을 위해서, 팬분들을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라 나에게도 정말 뜻 깊다. 평생 갈 것 같다. 콘서트에서 부르는 것을 상상하니 눈물이 날 것 같다. 노래도 밝고 얼굴도 웃고 있지만 울컥하는 노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사를 써보니 재밌더라. 어떻게 가사를 풀어가야 할지, 어떤 내용을 그려야 할지 어렵더라. 곡이 쉽게 나오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앞으로도 작곡까지 배워서 직접 해보고 싶다. 내가 만든 곡이면 얼마나 좋겠냐. 앞으로도 작사, 작곡을 배워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송가인의 정규 4집 ‘가인;달’은 1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