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4강 PO 미디어데이 점령한 우리은행 이명관-KB스타즈 허예은

KB스타즈 허예은, 강이슬과 우리은행 이명관, 김단비(왼쪽부터)가 26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PS) 미디어데이가 26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렸다.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오른 아산 우리은행, 부산 BNK 썸, 용인 삼성생명, 청주 KB스타즈의 사령탑과 선수 2명씩이 참석했다.

이번에도 행사를 이끌어가는 선수들이 등장했다. 우리은행 이명관과 KB스타즈 허예은이었다. 평소 쾌활한 성격의 이명관은 진지하면서도 재치 있는 말로 행사장을 찾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KB스타즈 강이슬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자신을 괴롭힌 이명관에게 “내 꿈에 나올 정도로 잘 막더라. PO에선 어떤 마음가짐으로 할 거냐”고 물었다. 이에 이명관은 “내 꿈에도 언니가 나왔다. 나도 힘들긴 한데, 시즌 종료 후 휴가를 떠나서도 언니 꿈에 내가 나오도록 더 열심히 따라다니겠다”며 강이슬을 보고 웃었다.

이명관은 또 “프로에 입단하고 2번 우승했는데, 모두 기적과 같은 우승이었다”며 “팀원들이 다 활약하고 기적을 쓰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득점에 관한 추가 질문이 나오자, “내가 만약 PO에서 득점을 못한다면, 그 몫은 주장 (김)단비 언니가 더 넣어줄 것”이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침착한 성격의 허예은은 여자프로농구 터줏대감과 같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에게 ‘과감하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경기 도중 ‘야’라고 위 감독님이 부르는 소리가 워낙 커서 내가 돌아본 적도 있다. PO에서도 저를 돌아보게 하실 거냐”고 당차게 물었다. “다른 팀 선수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농담을 한 위 감독은 “허예은이 이번 시즌 많이 좋아졌다. 깜짝 놀랄 정도였다”며 “PO에서 KB스타즈를 만나면 허예은을 가장 견제해야 한다. 어떻게 묶을까 생각 중이다. 준비를 단단하게 하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벼운 질문에 위 감독이 선전포고에 가까운 얘기를 하자, 허예은은 당황한 듯했다. 하지만 명장에게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나쁘지 않은 듯했다. 허예은은 “우리은행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팀이다. 입단했을 때부터 라이벌 구도도 있었다”며 “존경심은 내려놓겠다. 팬들과 미디어 모두 우리가 이길 것으로 예상하진 않지만, 서운함은 없다. 예측을 뒤집어놓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고 대이변을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