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재균. 사진제공|KT 위즈

KT 황재균. 사진제공|KT 위즈



“너도 긴장해?”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9일 시범경기 수원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전날 2루수로 처음 출전한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38)에 대해 “긴장 좀 한 것 같더라”며 웃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어느 포지션에서든 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황재균은 올 시즌 프리에이전트(FA) 이적생 허경민에게 자신의 자리인 3루수를 넘겨주고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프로 19년 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2루는 그에게 생소한 자리다. 프로 데뷔 초기 유격수였던 그는 3루수에 1루수까지 두루 소화한 바 있다. 다만 프로 무대에서 유일하게 맡은 적이 없는 포지션이 2루수였다.

이 감독은 “(황)재균이가 (수비를) 본 적이 없던 포지션을 맡은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나도 계속 그쪽으로 눈길이 가더라”며 “거기에 관중도 들어찬 상황에서 뛰려니 긴장이 좀 됐을 것이다. 실제로 물어보니 ‘긴장했다’고 하기에 ‘(베테랑인) 너도 긴장을 하냐’고 했다”고 밝혔다.

KT로선 황재균이 유틸리티 플레이로 뛰는 게 큰 도움이 된다. 황재균은 코너 외야수로도 나설 수 있다. 여기에 내야에선 포지션마다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허경민, 김상수, 문상철 등과 출전 비중을 나누며 서로 체력을 안배하는 게 가능하다. 일단 이 감독은 전체 야수 중 유일하게 주전이 확고하지 않은 2루수를 맡는 게 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2루에서) 잘하면 이대로 계속 갈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타격이다. 이 감독은 “타선 구상 면에서도 재균이가 한 축을 맡으면 공격력이 남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8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7번을 맡긴 것에도 하위타선에서 힘을 보태달라는 의중이 담겨있었다. 이 감독은 “결론은 2루수 경쟁 후보군 중에서 누가 제일 잘 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며 “우선 시범경기 개막전에선 재균이에게 2루를 끝까지 맡겨봤다. 앞으로 새 포지션에서 여유를 좀 더 찾는다면 공격에서도 다시 좋은 모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