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편집 없다”…유아인 주연 ‘승부’의 승부수,통할까

사진제공｜바이포엠엔터테인먼트

주연한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개봉이 불투명하던 영화 ‘승부’가 표류 4년 만에 오는 26일 극장에 걸린다. 예고편에선 유아인 출연 분량을 전부 삭제했지만, 본편 경우 편집 없이 그대로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개봉 소식을 전한 ‘승부’는 대한민국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 제자 이창호 9단과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충무로 최고 흥행 배우인 이병헌과 유아인이 각각 조훈현과 이창호 역을 맡아 기대를 모으며 2021년 촬영을 마쳤지만, 코로나 여파 특히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인해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유아인이 지난달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석방되며 그의 주연작에 더욱 대중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승부’는 예고편에서 유아인 분량을 전부 삭제한 채 극 중 유아인 아역인 김강훈만 등장시키며 ‘리스크’ 최소화에 나섰다. 주요 캐릭터를 소개하는 캐릭터 포스터에도 유아인을 배제했다.

그러나 영화 본편에서는 연출자가 본래 의도하고 촬영했던 유아인의 분량이 편집 없이 고스란히 담긴다. 김형주 감독은 두 인물 구도가 중요한 영화로서 한 인물을 무조건 편집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더 이상 영화에 생채기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공개되면 충분히 납득하게 될 것이다. 극장에 온 관객에게 영화를 의도한 대로 선보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유아인 주연작 공개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각에선 완성된 영화는 주연배우의 논란과 거리를 두고 ‘영화 그 자체’로서 봐야 한다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승부’ 등 주연 배우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 전 모든 촬영을 마친 작품에 대해선 대중의 관대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승부’의 대중적 평가와 흥행 여부는 아직 공개하지 못한 유아인의 또 다른 주연작 ‘하이파이브’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크랭크업 한 ‘하이파이브’는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초짜 히어로 다섯 명이 그들의 초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액션 영화로, 유아인을 비롯해 라미란, 이재인, 안재홍, 김희원 등이 주연했다.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 등을 만든 강형철 감독이 연출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