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야쿱은 ‘봄배구 비밀병기’다. 라마단 기간에도 몸 관리를 빈틈없이 하며 26일 대한항공과 PO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KB손해보험 야쿱은 ‘봄배구 비밀병기’다. 라마단 기간에도 몸 관리를 빈틈없이 하며 26일 대한항공과 PO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시선은 26일부터 펼쳐질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PO·3전2승제)로 향한다. 지난 시즌 창단 첫 최하위(7위) 추락의 아픔을 겪었던 만큼 구단 구성원 모두 3시즌만의 봄배구에 기대가 크다. 1월 뒤늦게 합류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야쿱(31·바레인)도 마찬가지다.

KB손해보험 전력에서 야쿱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지난해 5월 제주도에서 펼쳐진 V리그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각 구단이 매긴 선호도 순위에선 뒤로 밀려나 초청받지 못했지만, 스테이플즈(호주)의 대체 선수로 입단한 뒤 금세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정규리그 13경기 44세트 동안 공격 성공률 50.19%, 리시브 효율 31.77%를 기록하며 주포 비예나(스페인)와 나경복의 부담을 덜어준 만큼 봄배구 무대에서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남은 정규리그 2경기를 끝내면 곧장 PO가 이어지는 만큼 컨디션 관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슬림인 야쿱은 지난달 28일부터 라마단(이슬람 금식월)에 돌입했음에도 훈련이 없거나 적은 날에만 금식하며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라마단 기간 치른 한국전력~삼성화재~현대캐피탈~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46.05%, 리시브 효율 33.62%를 마크하며 금식에 따른 우려를 씻었다.

야쿱은 “이달 30일까지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금식해야 하지만, 나는 봄배구 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훈련이 없거나, 오전이나 오후 중 한 번만 훈련하는 날에만 금식하고 있다”며 “해가 지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등 컨디션을 잘 관리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할랄 음식(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음식)을 제공하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율법상 야쿱은 시즌을 마치고 바레인으로 돌아가면 금식하지 않은 날을 마저 채워야 한다. 귀국 후 20일이나 금식해야 하는 상황에 벌써 머리가 아프지만, 지금은 배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PO에서 만날 대한항공은 물론 PO 통과 시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을 현대캐피탈 모두 서브가 강해서 리시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야쿱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나를 향한 목적타 서브가 많아지고 있다. 11일 OK저축은행전(3-1 승)에선 리시브를 무려 50개나 받아내기도 했다”며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모두 플로터 서브보다는 스파이크 서브가 강점이라 걱정도 된다. 그러나 강서브가 날아와도 최대한 잘 받아내 동료들의 공격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최근 가족이 한국을 다녀간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남은 시즌 봄배구만 바라보겠다“며 “올 시즌 정규리그 순위경쟁이 치열했는데, 봄배구에서도 그 이상으로 뜨거운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 모두 하나로 뭉치면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