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가까운 백혈병 투병 과정을 이겨내고 다시 트랙에 나서는 장보규 선수의 400승 달성 당시 모습.  2018년 역대 2번째 400승, 최초 선행 300승에 성공한 경륜 레전드급 선수이다             사진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

4년에 가까운 백혈병 투병 과정을 이겨내고 다시 트랙에 나서는 장보규 선수의 400승 달성 당시 모습. 2018년 역대 2번째 400승, 최초 선행 300승에 성공한 경륜 레전드급 선수이다 사진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


 ‘원조 비선수 출신 신화’, ‘선행 귀신’으로 불렸던 장보규(1기, B1, 대전) 선수가 4년 만에 광명스피돔에 돌아왔다. 장보규 선수는 광명 11회차(3월 13~15일) 후보(예비) 선수 명단에 이름이 올리며 광명스피돔에 입소했다.

후보선수였기 때문에 11회차 실제 경주에 나서지 않았지만 지정 훈련 등을 통해 트랙을 달리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장보규는 빠르면 이번 주 12회차(3월 21~23일) 선발급 경주에 출전할 예정이다.

 장보규는 2021년 6월 13일 경기 이후 불참 사유서를 내고 트랙에 나서지 않았다. 팬들이 시원한 그의 선행을 그리워하며 복귀를 기다렸지만, 3년이 지난 2024년까지도 선수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후 그가 암투병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보규는 2021년 11월,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강철 체력을 자랑했던 장보규의 백혈병 투병 사실은 많은 충격을 주었다.
 장보규는 백혈병 진단 초기 치료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지독한 병마와 싸우는 과정 하나하나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장보규 선수는 2021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4년여의 힘든 투병생활 끝에  빠르면 12회차(3월 21~23일) 선발급 경주 출전으로 다시 트랙에 나설 에정이다       사진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

장보규 선수는 2021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4년여의 힘든 투병생활 끝에 빠르면 12회차(3월 21~23일) 선발급 경주 출전으로 다시 트랙에 나설 에정이다 사진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

 다행히 친형에게 골수 이식을 받은 이후 큰 고비를 넘겼다. 이식받은 골수가 몸에 잘 적응하느냐가 치료의 성패를 좌우했는데, 2023년 100% 본인의 몸에 적응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세가 호전 된 이후 그는 선수 복귀를 위한 재활 활동에 들어갔다. 가족의 반대가 심했고 근력이 투병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져 체력 회복이 시급했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95kg 내외였던 체중은 퇴원 무렵 63kg까지 줄었다.

 하지만 힘든 재활과정을 거쳐 2023년 중반에 체중을 80kg 정도까지 회복했다. 경륜 선수 출신 박민수의 도움으로 서서히 훈련량을 늘려가며 페달에 온 힘을 실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2023년과 2024년 훈련 중 낙차 부상으로 갈비뼈 골절을 당해 복귀가 늦어졌다.
이런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다시 차근차근 준비를 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13일 11회차 후보(예비) 선수로 등록을 하기에 이르렀다. 장보규는 지정훈련에서 트랙을 질주하며 공백기가 언제인지 잊을 정도로 익숙함을 느꼈다고 한다.

 장보규는 “후보 선수로 광명에 입소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하루빨리 복귀전을 통해 고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복귀를 앞둔 심정을 밝혔다. 이어 “잊지 않고 저를 기다려 주신 많은 분께 정말로 감사하다”며 “꼴찌를 하더라도 매 경주 경기를 주도해 청량감 넘치는 장보규의 전매특허 선행 승부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설경석 편집장은 “장보규는 1기로 경륜에 입문해 통산 436승 중 선행 승부로만 322승을 거둔 선수”라며 “장보규가 나아가는 매 순간이 경륜의 새 역사를 써나가는 일이기 때문에 원조 선행 대장의 노장 투혼을 기대한다”고 칭찬을 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