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 EPL 원정경기에서 패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해 11월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 EPL 원정경기에서 패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일단 목표는 이뤘지만 상처가 너무 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강에 올랐으나 핵심 공격수 앨링 홀란의 부상으로 울상짓고 있다.

맨시티는 31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FA컵 8강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겼다. 2018~2019시즌부터 7시즌 연속 대회 준결승 진출로 2022~2023시즌 EPL에 이은 FA컵 우승으로 트레블의 초석을 닦았던 맨시티는 지난 시즌엔 준우승에 그쳤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전반 14분 홀란이 페널티킥(PK)을 실축한데 이어 전반 21분 상대 에바니우송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맨시티는 후반 4분 니코 오라일리의 도움을 받은 홀란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19분 역시 오라일리의 어시스트를 오마르 마르무시가 역전 결승골로 연결해 승부를 뒤집었다.
맨시티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가 지난해 11월 본머스와 EPL 원정경기에 앞서 영국 본머스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 정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맨시티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가 지난해 11월 본머스와 EPL 원정경기에 앞서 영국 본머스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 정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이번 시즌 FA컵은 이상할 정도로 풀리지 않는 맨시티에게 놓칠 수 없는 무대다. EPL 우승은 멀찍이 날아갔다. 29라운드까지 14승6무9패, 승점 48로 5위에 머물고 있다. 승점 70의 선두 리버풀은 사실상 추격이 불가능하고, 2위 아스널(승점 58)을 따라잡는 것조차 버겁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토너먼트 플레이오프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밀려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결국 EPL 최다 4위 진입, FA컵과 6월 미국에서 개최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맨시티의 이번 시즌 마지막 목표다.

맨시티는 전날 브라이턴을 승부차기로 꺾은 노팅엄과 대회 결승행을 다투게 됐는데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날 본머스 원정 후반 12분 홀란이 상대 수비수 루이스 쿡과 경합하다 발목을 다쳤다. 현지 일각에선 ‘시즌 아웃’까지 거론된다. 발목 부위에 깁스를 하고 목발에 의지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간 홀란의 모습은 맨시티의 아픈 오늘을 상징한다. 맨시티에 숱한 트로피를 선사하고 지난해 11월 2년 재계약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머리가 더 아파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