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서울 전시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남아공 국립미술관 소장품 143점 전시
경주·부산·제주 순회 흥행 이어 서울서 마지막 여정
도슨트·체험·교육까지… 전 세대를 위한 인문학적 미술 체험
20만 관객을 사로잡은 대형 미술 전시가 서울에 상륙한다. 서양 미술사의 거장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획전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가 5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된다.경주·부산·제주 순회 흥행 이어 서울서 마지막 여정
도슨트·체험·교육까지… 전 세대를 위한 인문학적 미술 체험
이번 전시는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며,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립미술관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Johannesburg Art Gallery, JAG)’의 소장품 143점을 한국에 선보인다.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서양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89명의 작품이 대거 포함돼 있어, ‘서양미술사 400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하지 않다.
앞서 경주, 부산, 제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순회 전시를 진행한 이 기획전은 지역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총 2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서울은 이번 순회전의 마지막 도시이다.
전시는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돼, 17세기 네덜란드 황금 미술, 빅토리아 시대 영국 라파엘 전파와 낭만주의, 바르비종파 명작,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나비파와 큐비즘, 20세기 영국과 미국 컨템포러리 아트에 이르기까지 400년에 걸친 미술사의 흐름을 시대별로 관람할 수 있다. 각 섹션은 시대별 미술 사조의 변화와 작가들의 화풍을 세밀하게 조명하며,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관람객들을 미술사의 흐름 속으로 이끈다.
이 대형 프로젝트의 큐레이터는 한국에도 여러 저서를 소개한 이탈리아 미술사학자 시모나 바르톨레나다.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이 미술관은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을 꿈꾸던 여성 후원자 레이디 플로렌스 필립스가 20세기 초 유럽에서 수집한 명화 컬렉션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그의 선구적인 안목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고, 그의 노력이 담긴 유산이 이번 전시를 통해 서울 시민 앞에 공개되는 셈이다.
단순히 명화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전시 자체가 관람객에게 하나의 몰입형 체험이 될 수 있도록 전시 디자인도 차별화됐다. 세계 유명 미술관의 전시 공간을 오마주해 설계한 전시장은 관람 동선마다 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미술관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느끼게 만든다.
관람의 이해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오디오 가이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김찬용, 심성아 도슨트가 해설을 맡아 누구나 쉽고 친근하게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기간 동안 하루 3차례(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현장 도슨트 해설도 무료로 운영된다. 어린이를 위한 미술 교육 프로그램과 성인을 위한 특별 강연도 마련돼 있어, 전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미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이번 전시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에게 미술 감상의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미술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놓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며, 5월을 맞아 광화문관장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5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입장은 오후 6시까지 가능하고, 전시 기간 중에는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 얼리버드 티켓은 12일부터 티켓링크와 네이버를 통해 정가 대비 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폴 시냑의 작품 ‘라 로셸(La Rochelle)’. 프랑스 대서양 연안의 항구도시인 라 로셸을 묘사한 작품으로, 물 위에 반사된 빛의 변화와 바닷바람의 생동감을 잘 표현했다.(유화, 1912)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작품 ‘Regina Cordium(마음의 여왕)’. (목판 위 유화, 1860)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