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개…전동화 시대 주도권 강화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전동화개발담당 한동희 부사장이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한층 진화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동화 전환기에 대응할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전기차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새롭게 선보인 시스템은 두 개의 모터(P1+P2)를 탑재한 변속기 구조와 고효율 터보 엔진을 결합해, 기존 내연기관 대비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여기에 전기차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다양한 전동화 특화 기능을 더해 주행 성능과 차량 내 체험까지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사진제공 ｜현대차

●고출력·고효율 동시 실현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P1과 P2, 두 개의 모터가 병렬로 작동하는 신형 변속기다. 엔진과 직접 연결된 P1 모터는 시동과 발전, 구동력 보조를 담당하며, 구동용인 P2 모터는 회생 제동까지 아우른다. 기존 벨트 방식(P0) 대비 마찰 손실이 적어 에너지 전달 효율이 높고, 부드러운 변속감과 뛰어난 정숙성을 제공한다.

새로운 변속기는 허용 토크가 기존 37.4kgf·m에서 46.9kgf·m로 약 25% 증가해 고배기량 터보 엔진과의 조합도 용이하다. 출력 커버리지는 100마력 초반에서 300마력 중반까지 확장돼, 소형부터 대형 SUV, 럭셔리 세단까지 폭넓은 차급에 적용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최초 적용된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은 최고 출력 334마력, 연비 14.1km/ℓ를 실현해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연비는 45%, 출력은 19%가량 향상됐다. 여기에 EV 모드 개입 시 충격을 줄이는 로직과 정차 중 진동을 억제하는 기술도 적용돼 정숙성과 승차감까지 강화됐다.

● 전기차급 편의 기술 탑재
현대차그룹은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다양한 전동화 특화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e-AWD(전자식 사륜구동) ▲e-VMC 2.0(차량 통합 제어 시스템) ▲스테이 모드 ▲V2L(외부 전력 공급) ▲스마트 회생 제동 등 전기차 중심 기술이 하이브리드로 확대 적용됐다.

특히 ‘e-VMC 2.0’은 전·후륜 모터를 정밀 제어해 차량의 선회 성능과 긴급 회피 기동을 보조하며, ‘e-라이드 2.0’은 과속방지턱에서 상하 흔들림을 최소화해 승차감을 개선한다. 고전압 배터리로 차량 내 기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는 주행 종료 후 최대 1시간 동안 공조, 멀티미디어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전기차와 동일한 V2L 기능도 적용됐다.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스테이 모드에서는 배터리 용량의 최대 50%까지 외부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최대 출력은 3.6kW로 캠핑이나 차박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2.5 터보 기반 후륜구동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목적지 도착 전 고전압 배터리를 자동 충전해 스테이 모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 경로 예측형 에너지 제어 기술(HPC),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등을 통해 연비 향상과 사용자 편의성을 모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