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실시하는 서울시의 ‘문화로 야금야금’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야외 영화상영회(위)와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 사진제공|서울시

금요일 밤 실시하는 서울시의 ‘문화로 야금야금’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야외 영화상영회(위)와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 사진제공|서울시



전시부터 별보기까지…‘문화로 야금야금’ 본격 운영

서울 시내 곳곳의 문화시설이 조용히 불을 밝히고 시민들을 맞이한다.

퇴근 후 문화생활이 특별해지는 금요일 밤. 서울시는 올해 4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주요 시립 문화시설을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하며, 다채로운 야간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문화로 야금야금(夜金)’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야금야금’은 밤을 의미하는 ‘야(夜)’와 금요일의 ‘금(金)’을 결합한 이름으로, 금요일 밤을 문화로 야금야금 맛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서울 문화의 밤’으로 시범 운영된 이 사업은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으며 올해 정식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번 사업에는 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도서관, 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등 총 8개의 시립 문화시설이 참여한다. 각 시설은 고유의 성격을 살린 공연, 전시, 체험, 북토크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관람객의 발길을 이끈다.

예컨대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뮤지엄 나이트 도슨트 투어’와 야외 영화 상영회를 통해 미술과 대중문화가 어우러지는 경험을 선사하고, 한성백제박물관은 ‘달빛캠프’, ‘별보기’ 등 밤의 고대 백제를 탐험하는 야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공예 오픈스튜디오가 열려 직접 손으로 직조 코스터를 만들어볼 수 있으며, 서울도서관은 북토크 형식의 강연을 통해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밤을 연출한다.

특히 ‘참여형 프로그램’ 확대가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퀴즈 이벤트, 포토존, 디지털 체험, 전통놀이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통해 관람의 즐거움과 체류 시간을 동시에 늘리고 있다. 시설별 특성을 살린 콘텐츠와 체험 위주의 구성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의 주체적인 문화 향유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는 5월부터 대학로에서 우수 공연을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는 ‘야간공연관람권’도 운영한다. 보다 많은 시민이 금요일 밤 도심에서 여유롭고 풍성한 문화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금요일 밤, 가족과 친구, 연인 누구와 함께해도 좋은 문화 공간으로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했다”며 “전시와 공연, 체험이 어우러진 도시의 밤을 꼭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화문 책마당에서 정기 운영 중인 ‘달빛낭만극장’. 북악산과 광화문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제공ㅣ서울시

광화문 책마당에서 정기 운영 중인 ‘달빛낭만극장’. 북악산과 광화문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제공ㅣ서울시

서울시는 23일부터 ‘서울야외도서관’ 운영도 시작해 시민의 문화생활을 더욱 다채롭게 꾸미고 있다. 올해 서울야외도서관은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 세 곳을 거점으로 운영되며, ‘힙독클럽’, ‘북크닉 키트’, ‘책멍 프로그램’, ‘달빛낭만극장’ 등 다양한 콘텐츠와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책읽는 서울광장’은 5월 4일부터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레고 라이브러리, 여행도서관, 창의놀이터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디지털에서 벗어나 책과 함께하는 아날로그 감성의 공간은 시민들에게 쉼과 연결, 몰입의 경험을 제공하며 ‘도심 속 힐링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의 금요일 밤은 이제 단순한 퇴근 이후의 시간이 아니라, 예술과 책, 체험과 휴식이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의 시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시 ‘문화로 야금야금(夜金)’ 포스터.  사진제공ㅣ서울시

서울시 ‘문화로 야금야금(夜金)’ 포스터. 사진제공ㅣ서울시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