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치료하는 풍선확장술의 원리 [건강 올레길]

일산하이병원 척추센터 김원영 원장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요통, 다리 저림 등을 호소하는 중장년층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장기간 방치된 허리 통증은 만성 요통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러한 요통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나 외상, 퇴행성 변화 등으로 인해 척추 내부의 신경 통로(척추관)가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받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허리 통증뿐 아니라 다리 저림, 보행 장애 같은 증상까지 동반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초기라면 일반적인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만으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치료 타이밍을 놓쳤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유력한 치료법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풍선확장술이다.

풍선확장술은 이름 그대로 좁아진 신경 통로에 특수 제작된 미세 풍선을 삽입해 공간을 물리적으로 넓혀주는 방식이다. 국소마취 상태에서 절개 없이 주사바늘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한 뒤 척추관 협착 부위에 도달하도록 유도한다. 이후 카테터 끝에 부착된 풍선을 팽창시켜 좁아진 부위를 확장한다. 이 과정에서 압박되었던 신경이 풀리면서 통증이 완화된다.

풍선에 의한 공간 확보 이후 항염증 약물, 유착 방지제 등을 주입하여 염증을 줄여야 한다. 나아가 조직 간의 유착을 완화함으로써 장기적인 증상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물리적, 약리적 치료가 결합한 이중 접근 방식이 풍선확장술의 핵심이다.

풍선확장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절개나 전신마취가 필요 없는 비수술적 시술이라는 점이다. 회복 속도가 빠르고 출혈이나 감염 등의 위험도 비교적 낮아 고령층이나 만성 질환 등으로 전신마취가 부담스러운 환자에게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약물 주입이나 주사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인 경우 효과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풍선확장술은 시술 직후부터 통증이 크게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시술 직후에는 허리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삼가야 하며 무거운 물건 들기, 장시간 앉아 있기, 갑작스러운 허리 움직임 등을 피해야 한다.

또한 협착증 재발을 막고 척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재활 운동과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시술 효과를 연장하고 더 나아가 재시술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정기적인 병원 방문을 통해 척추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산하이병원 척추센터 김원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풍선확장술은 요추 부위의 척추관협착증에 주로 적용되는데 다만 경추 협착처럼 구조적으로 좁고 민감한 부위에는 적용이 제한된다”며 “이때 대신 신경성형술이라는 유사 시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시술 전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협착 부위와 신경 압박 정도를 정밀하게 평가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