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봉사자들과 함께 삼겹살을 굽고 있는 법공스님(오영순 광주 남구 의원 SNS)

불자 봉사자들과 함께 삼겹살을 굽고 있는 법공스님(오영순 광주 남구 의원 SNS)




★1줄컷 : 삼겹살 굽는 스님, 마음까지 구웠다
종교는 달라도 마음은 같았다.
성당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에 고기 반찬이 끊겼다는 소식에 사찰의 스님이 삼겹살과 쌀을 들고 달려가 직접 고기를 구워 대접한 사연이 전해졌다.

광주광역시 남구 방림동에 있는 성요셉 사랑의 식당. 이곳은 까리따스수녀원이 운영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 없이 순수한 후원과 자원봉사로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악화로 인해 ‘고기 후원’이 끊겼고, 한동안 식단에 고기 반찬을 올릴 수 없었다.

이 사정을 들은 오영순 광주 남구 의원은 사단법인 자비신행회 측에 조심스럽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곧바로 문빈정사의 주지 법공스님과 불자 봉사자들이 ‘고기특공대’를 꾸려 식당을 찾았다.

● “불판 앞에 선 스님, 자비를 굽다”
행사 당일인 12일. 법공스님과 문빈정사 봉사팀, 자비신행회 관계자들은 삼겹살 20kg과 쌀 100kg을 준비해 성요셉 사랑의 식당으로 향했다. 그 자리에서 법공스님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불판 앞에 섰다. 손에 집게를 든 스님은 삼겹살을 하나하나 정성껏 구워가며 어르신들의 식판 위에 따뜻한 고기를 올렸다.

현장에 함께한 오영순 의원은 “고기 후원이 끊겼다는 말에 염치 불구하고 도움을 요청드렸는데, 법공스님과 봉사팀이 이렇게 바로 달려와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법공스님은 “자비를 실천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현하고자 이번 후원을 준비했다”며 “이 식사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위로와 존중의 마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빈정사 측은 쌀 20kg짜리 5포대도 추가로 후원하며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했다.

법공스님은 지난해에도 신도들의 공양미로 만든 떡을 환경미화원, 간호사, 재활용 작업자 등에게 전달하는 ‘행복 나눔 방앗간’ 캠페인을 펼쳤다.
이번 삼겹살 후원은 음식 나눔을 넘어, 서로 다른 종교가 따로 또 같이 나눔을 실천하며 만들어낸 감동의 기록으로 남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