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R 클래스에서 현대 N 유럽팀이 주행한 아반떼 N TCR 830번 차량이 축하를 받으며 결승전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제공 |현대차

TCR 클래스에서 현대 N 유럽팀이 주행한 아반떼 N TCR 830번 차량이 축하를 받으며 결승전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현대 N’이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레이스로 꼽히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 10년 연속 완주에 성공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기술력을 증명하고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전달하겠다는 현대차의 철학이 가장 극한의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셈이다.

● 10년 연속 완주,녹색지옥에서 피어난 기술력
‘녹색지옥(Green Hell)’로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는 21일부터 22일까지(현지시간) 이틀간 펼쳐졌다. 현대차는 아반떼 N TCR 2대와 아반떼 N1 컵카 1대를 출전시켰고, 이 중 2대가 완주에 성공했다.

TCR 클래스에 출전한 아반떼 N TCR은 10년 연속 완주라는 대기록을 이어갔으며, 특히 ‘팀 유럽(Team Europe)’ 소속 830번 차량이 우승을, ‘팁 아메리카스(Team Americas)’의 831번 차량이 2위를 차지해 나란히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동시에 아반떼 N TCR은 종합 순위 22위에 오르며 클래스 이상의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눈길을 끈 점은 미국팀에 속한 드라이버 로버트 위킨스의 활약이었다.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안고 있음에도 핸드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완주에 성공하며 큰 감동을 자아냈다.

● 신인 드라이버 발굴 및 글로벌 교류의 장
현대차는 이번 대회를 단순히 레이스 완주나 기록 달성의 무대로만 활용하지 않았다. 아반떼 N1 컵카로 출전한 SP3T 클래스에는 한국, 중국, 미국 3개국 드라이버로 구성된 ‘현대 N 컵팀’이 참가했다.

특히 지난해 현대 N 페스티벌에서 선발된 신예 김영찬 선수는 국내 대회에서 보여준 실력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했다. 비록 완주에는 실패했지만, 약 18시간 동안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가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현대차는 대회 현장에서 토요타와 함께 공동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모터스포츠 협업의 상징적 장면도 연출했다. 양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공동 페스티벌을 개최했고, WRC 일본 대회에서도 경영진이 동반 참석하는 등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뉘르부르크링 공동 부스는 그런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가 끝난 후 현대 N 드라이버 및 팀 관계자들이 글로벌 N 고객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현대차

 ‘2025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가 끝난 후 현대 N 드라이버 및 팀 관계자들이 글로벌 N 고객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현대차

● 내구레이스는 브랜드 철학의 시험대
현대 N의 이번 완주는 단순한 성과를 넘어 고성능 브랜드로서 철학과 기술력을 검증받은 과정이다. 뉘르부르크링 24시는 일반적인 레이스와 달리 24시간 동안 25km 이상의 험난한 트랙을 반복 주행하며 차량의 모든 성능 요소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무대다.

이처럼 가혹한 환경에서도 현대차의 양산차 기반 레이스카가 꾸준히 완주하고, 우승을 거듭해온 것은 단순한 레이스 기술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다.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장 박준우 상무는 “10년 연속 완주와 5년 연속 우승은 현대 N이 모터스포츠에서 쌓아온 고성능 기술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녹색지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우수한 성능의 차량을 선보여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