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상업용 원전 ‘고리1호기’ 본격 해체

고리1호기 전경. 사진제공 ㅣ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체계획 최종 승인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압경수로형, 595MWe)가 본격 해체에 들어간다.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제216회 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제출한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를 심의·의결하고, 법적·기술적 요건을 충족했다는 판단에 따라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1호기는 40년간의 운영을 마치고 2017년 6월 영구정지됐다. 이후 해체계획 수립과 규제기관의 기술 검토 및 보완을 거쳐 10년 만에 해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원전 해체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다.

한수원은 해체계획서 승인에 따라 향후 12년간 해체 준비, 주요 설비 제거,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및 부지 복원 등 단계별 절차를 통해 고리1호기를 해체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터빈건물 내 설비 해체를 시작으로, 2031년 사용후핵연료 반출을 마치고 2037년까지 해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은 방사선 안전관리, 환경보호,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핵심 원칙으로 삼아 해체를 추진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고리1호기 해체는 단순한 설비 철거를 넘어 국내 해체기술의 내재화와 전문 인력 양성,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사업 전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한국이 원전의 건설부터 운영, 해체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 관리 체계를 갖춘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향후 글로벌 해체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주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