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선과 손열음이 벨기에 대표 음악축제 ‘뮤직트로아’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세계적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유럽 무대 중심에 선다. 두 사람은 6월 26일부터 4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뮤직트로아(Musiq3)’ 음악 축제의 공식 개막 및 폐막 공연 무대에 나란히 오른다.

2006년 시작돼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된 뮤직트로아는 벨기에 공영방송 RTBF 산하 라디오 채널이 매년 6월 말 주최하는 음악 축제다. 클래식을 중심으로 재즈, 일렉트로, 현대음악, 월드뮤직까지 아우르며 플라제(Flagey) 등 현지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호기심(Be Curious)’. 어린 시절처럼 음악을 경이롭게 바라보자는 의도로 총 19회 공연이 펼쳐진다.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Seung_Yull_Nah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Seung_Yull_Nah




● 나윤선, 재즈로 벨기에의 문을 열다
개막공연의 주인공은 나윤선이다. 섬세한 감성과 자유로운 해석으로 유럽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어온 그는 2024년 발매한 음반 <Elles>로 프랑스 재즈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재즈로 풀어낸 ‘아리랑’을 포함해 한국어, 프랑스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노래하는 그만의 스타일은 유럽 재즈 팬들에게 신선한 울림을 전한다.

뮤직트로아 음악감독 쥴리 깔베뜨는 “나윤선과 손열음은 각기 재즈와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불어넣는 연주자다. 올해 테마인 ‘호기심’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음악가들”이라고 소개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Marco_Borggreve

피아니스트 손열음 ©Marco_Borggreve



● 손열음, 라벨과 거슈윈으로 화려한 피날레
폐막공연의 주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다. 지난해 8월 앤트워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후 10개월 만의 벨기에 무대 복귀다. 손열음은 6월 29일 열리는 폐막공연에서 지휘자 리오 쿠오크만, 브뤼셀 필하모니와 함께 무대에 올라 라벨의 스페인 광시곡,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연주한다. 클래식과 재즈의 경계를 넘나드는 선곡 역시 이번 축제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이번 축제에는 나윤선과 손열음 외에도 다채로운 아티스트가 포진돼 있다. 바로크 전문 앙상블 르 콩세르 스피리튀엘(Le Concert Spirituel), 감바 연주자 프랑수아 주베르-까이에, 작곡가 파비앙 피오리니의 신작 발표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BBC 프롬에서 데뷔한 제네바 카네-메이슨과 2025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입상자 발레르 뷔르농은 각각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어린이 음악회도 두 차례 진행된다.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원장 김동은)은 2015년부터 축제 측과의 공식 협약을 통해 한국 아티스트의 무대를 꾸준히 지원해왔다. 그간 소프라노 황수미(2015), 피아니스트 조성진(2017), 에스메 콰르텟(2018) 등이 이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나윤선과 손열음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