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운성 영화평론가 씨가 제4회 정점식미술이론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대구시

유운성 영화평론가 씨가 제4회 정점식미술이론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대구시




사진과 영화의 존재론적 관계 조명
대구미술관(관장 노중기)은 영화평론가 유운성(1973년생)을 ‘제4회 정점식미술이론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26일 오후 5시 대구미술관 강당에서 시상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시상식은 유운성 수상자의 저서 ‘식물성의 유혹: 사진 들린 영화’(2023, 보스토크프레스, 이하 ‘식물성의 유혹)의 출간과 함께, 그가 이룬 비평적 성취를 기념하고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광역시 및 도솔문화원 관계자, 역대 수상자, 미술계 및 영화계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유운성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2,000만 원이 수여됐다.

25년간 영화비평과 기획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유운성은 “평론가이자 기획자로 활동한 지 꼬박 25년째 되는 해에 이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고, 영광이다”며, “더 부지런히 보고 듣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성실하게 쓰고, 더 주의 깊게 말하라는 경계와 격려의 뜻이 함께 담긴 것이라 생각한다. 대구미술관과 도솔문화원 그리고 심사하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서현석 심사위원장은 심의 총평을 통해 “미술이론의 업적을 축하하는 젊은 장치가 ‘영화관’으로부터 생겨난 고민들에 주목하는 것은, 주체의 위상을 재고하고 예술의 역할을 다시 묻는 유운성 수상자의 방법론이 예술 생태계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감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수상작 ‘식물성의 유혹’은 사진과 영화의 관계를 기술적·기계적 측면이 아닌 존재론적 차원에서 탐구한 이론서로, 사진이 영화에 ‘전해준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심사위원단은 이 책이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을 새롭게 고찰하고, 사진이 지닌 고유한 특성과 영향력을 다양한 작가와 작품 분석을 통해 예리하게 짚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번 수상은 미술이론과 영화비평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구미술관은 오는 8월 중 ‘사진의 역습: 동시대 예술에서 사진적인 것의 의의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수상자 기념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며, 이 강연은 ‘식물성의 유혹’의 내용을 미술 담론으로 확장하는 시도가 될 전망이다.

유운성 수상자는 2001년 <씨네21> 영화평론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20042012), 문지문화원 사이 기획부장(20122014)을 역임했으며, 2016년에는 영상전문비평지 <오큘로>를 창간해 현재까지 공동발행인으로 활동 중이다. 그 외에도 <인문예술잡지F> 편집위원, 출판사 보스토크프레스 기획위원 등으로 활약하며, 비평과 기획, 출판을 넘나드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정점식미술이론상은 대구 출신으로 한국 현대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故 정점식 화백(1917~2009)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22년 대구광역시와 도솔문화원이 공동 제정한 상이다. 대구미술관이 주관하고, 정 화백의 유족이 상금을 후원하는 이 상은 미술창작을 제외한 이론, 기획, 비평 등 미술 전반에 걸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전문가를 매년 발굴·격려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으며, 이론과 담론의 영역에서 동시대 예술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구 ㅣ심현보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심현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