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한문화재단은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문화재단 회의실에서 ‘호머 헐버트 글로벌 전략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외국인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박사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확산시킬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글 교과서 집필에서 독립운동까지…‘을사영웅’ 헐버트를 다시 기억하다
반크와 한문화재단은 6월 우리나라 최초의 순한글 교과서 ‘사민필지’ 집필과 대한제국 외교고문으로서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헐버트 박사의 업적을 국내 교과서에 반영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더불어 현재 3등급(독립장)으로 수여된 그의 건국훈장을 1등급(대한민국장)으로 격상하고, 그의 이름을 딴 명예도로 지정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 중이다.

다가오는 광복 80주년(8월 15일)을 기점으로, 반크와 한문화재단, 한국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는 헐버트 박사의 건국훈장 1등급 승격을 위한 국민 캠페인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반크 디지털팀(홍단비·이정우 청년연구원)은 한국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가 발간한 ‘헐버트의 꿈, 조선은 피어나리’를 바탕으로 MZ세대와 글로벌 한류 팬을 겨냥한 숏폼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헐버트 박사의 삶과 정신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 “한류 콘텐츠처럼, 헐버트도 세계로”…콘텐츠 전략 강조
세미나에서 김준일 한문화재단 이사장은 “작은 불꽃도 바람을 만나 거대한 불길이 되듯, 콘텐츠 역시 적절한 확산 채널과 만나야 그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헐버트 박사의 이야기도 유튜브 독서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콘텐츠 중심 플랫폼과 협업해 보다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전 세계에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화기 조선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미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며, “헐버트를 시작으로 조선을 사랑한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역사 릴레이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이사장은 “아무리 위대한 이야기라도 책장 속에만 머무르면 그 가치를 세상에 전할 수 없다”며, “링크 하나만으로 전 세계와 공유 가능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헐버트의 메시지가 글로벌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 독립운동가에 대한 인식 제고와 기념 공간 마련 필요성 공감
세미나에서는 헐버트 박사를 비롯한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와 역사적 재조명의 필요성이 활발히 논의됐다.

반크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외국인들의 숭고한 정신이 여전히 국민적 인식에서 부족한 현실”이라며, “헐버트처럼 한국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한 외국인들을 기억하고 기릴 수 있는 전용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반크는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가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을 통해 국민이 직접 제안한 대표 정책 10건을 전달했으며, 그중 하나로 ‘외국인 독립운동가 기념박물관’ 설립을 제안했다.

이 기념박물관은 자국 출신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통해 외국인 방문객들이 한국 독립운동사에 자연스럽게 공감하도록 돕고, 그들의 공헌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헐버트 박사의 꿈은 단순한 개인의 이상을 넘어, 식민의 어둠 속에서 조선이 스스로 일어서길 염원한 자주와 정의, 연대의 가치였다”며, “이 정신은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반드시 계승하고 미래 세대에 전해야 할 살아있는 역사적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헐버트 박사의 헌신을 단순히 역사 속 한 장면으로만 기억해서는 안 되며, 그의 삶과 정신이 오늘날의 언어와 기술로 생생하게 되살아나야 한다”며, “반크는 그의 기록을 바탕으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력해 해외 한국학 대학과 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헐버트의 정신이 국경과 세대를 넘어 확산되도록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히 그의 건국훈장 1등급 승격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전력을 다해, 헐버트 박사의 공로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정당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홍단비 청년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적을 초월해 조선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헐버트 박사의 정신과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며 “MZ세대가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숏폼 영상, 인터뷰 클립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제작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헐버트 박사는 외국인이었지만 조선을 누구보다 깊이 사랑했고, 자주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우리의 진정한 벗”이라며, “그의 이야기를 오늘의 청년들이 공감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우 청년연구원은 “그동안 헐버트 박사 관련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오며 느낀 것은, 교육, 한글, 역사, 출판,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공헌이 지대하고 깊다는 점”이라며, “그의 업적을 기리고 세계에 알리는 일은 한국인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서 추진한 ‘외국인 을사영웅 캠페인’과 ‘사민필지 알리기 캠페인’처럼, 헐버트 박사의 삶과 정신을 조명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지속해서 제작해 건국훈장 승격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