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 포스터. 사진제공 | tvN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 포스터. 사진제공 | tvN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꿔 살기로 결심한 과정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풀어낸 덕분에 촬영 장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우선 드라마 제목에서는 ‘서울’을 내세웠지만, 실제 배경은 전국 곳곳을 아우른다. 주인공인 박보영의 성장 스토리를 표현하기 위해 경북 문경과 전남 담양에서 고향 배경으로 촬영했다. 고즈넉한 문경의 옛길과 담양에서 박보영의 내면과 감정을 비추는 배경으로 쓰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건 서울의 낯익지만 새로운 풍경들이다.

서울 중구 다동의 ‘광통교’는 극 중 박보영과 박진영이 처음으로 서로의 상처를 털어놓는 장면의 배경이 됐다. 서울 한복판 고층 빌딩 사이에 숨듯 자리한 이 공간은 복잡한 도시에서 ‘잠시 쉬어가는 곳’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장소로 꼽힌다. 

‘반포 한강공원’에서는 감정의 격류가 펼쳐진다. 도심의 화려한 불빛과 그 아래 흐르는 한강 사이로 청춘의 불안과 위로를 상징처럼 담아낸다. 

‘북촌 한옥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박보영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회상 장면으로 사용된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성수동 카페 골목’은 인물들이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창문 너머 빛이 스며드는 골목길, 철제 간판과 노출 콘크리트가 뒤섞인 풍경 위로 인물들의 감정선이 절묘하게 맞물린다. 

이 밖에도 서빙고초등학교 버스 정류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역 15번 출입구, 을지로 은행회관 등 서울 곳곳을 비춘다. 

제작진은 “서울이 가진 여러 얼굴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며 “화려한 배경보다 익숙한 풍경에 담긴 감정을 전하고 싶었다. 낯익지만 쉽게 스쳐 지나갔던 서울의 또 다른 표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