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 세계 게임과 생성형 AI 속에 있는 한국 역사·문화 왜곡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시민참여형 캠페인을 8월 15일까지 전개한다.

이번 캠페인은 전 세계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는 한국사 왜곡의 잔재를 바로잡아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완성하고자 기획됐다. 반크는 한류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영향력이 큰 게임과 생성형 AI를 집중 점검하며, 국민이 직접 오류를 신고하고 시정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국민 참여의 장을 마련한다. 

반크는 국가정책제안 플랫폼 ‘울림’ 내 오류 제보 창구인 ‘울림의 시작’에서 시민들의 역사 왜곡 사례를 접수하고, 정책 제안 창구인 ‘울림의 중심’에서는 게임 및 생성형 AI 속 오류를 예방·시정할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를 함께 모은다. 두 활동 모두 국가정책제안 플랫폼 ‘울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가능하며, 반크는 광복절인 8월 15일 접수된 제보와 정책 제안 현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게임 속 만리장성 왜곡, 시민 제보로 시정 이끌어내


이번 캠페인의 계기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실시간 전략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Age of Empires II)’에서 발견된 역사 왜곡 사례다. 반크는 한 시민의 제보로 ‘삼국지 DLC’ 지도에 만리장성이 평안도 지역까지 확장된 잘못된 표기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호산장성론’을 반영한 것으로 중국이 고구려의 박작성(泊灼城)을 지우고 후산산성(虎山山城)을 만리장성 동쪽 끝이라 주장하는 역사 왜곡 논리와 맞닿아 있다.

실제 만리장성의 동쪽 끝은 베이징 인근의 산해관(山海關)이며, 중국은 동북공정(2002~2007)을 통해 고구려·발해 역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2012년에는 ‘중국 역사집’을 통해 만리장성의 길이를 2만1196.18km로 확장하며 평안도 지역까지 포함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삼국시대 조위(曹魏)의 영토가 한반도 전역을 포함한 것처럼 묘사된 지도 역시 문제가 되었다. 이는 마치 조위가 한반도 전체를 지배했던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설정으로, 실제 역사와는 명백히 상반된다. 

반크는 이 같은 오류 제보를 바탕으로 국가정책제안 플랫폼 ‘울림’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정책 마련을 촉구하고, 청원 알림 인스타그램 ‘어텐션(Attention)’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환기했다.

결과적으로 6월 26일 배포된 게임 패치를 통해 만리장성과 국경 표기가 수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크는 이번 사례가 시민 제보와 참여형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하며, 이 내용을 ‘울림’의 실현 성과를 기록하는 ‘맞울림’ 아카이브에 업로드해 향후 유사 사례 대응을 위한 소중한 선례로 남겼다.
생성형 AI 반복되는 한국 역사·문화 왜곡


반크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및 정보 생성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AI가 제공하는 한국 관련 콘텐츠에 대한 왜곡 문제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생성형 AI가 잘못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사를 축소하거나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면서 조기 발견과 시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ChatGPT, Copilot, Microsoft Bing, Shakker AI, Claude 등 다양한 생성형 AI 플랫폼에서 한국의 역사·문화유산 관련 이미지를 요청했을 때 잘못된 정보가 빈번히 출력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생성형 AI에서 ‘경복궁’ 이미지를 요청하면 실제 경복궁과는 전혀 다른, 일본 오사카성과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과 Bing에서는 경복궁이 마치 강으로 둘러싸인 듯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경복궁을 일본의 궁궐로 혼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독도’ 역시 왜곡된 방식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과 Bing에서 독도를 요청하면 실제 동도와 서도로 구성된 섬이 아닌, 아바타 영화 속에 등장할 법한 환상적인 섬으로 표현되거나, 전혀 다른 형태의 여러 섬이 나열된 이미지가 출력되어 독도로 인식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고 있다.

‘한복’ 역시 생성형 AI에 의해 주변에 벚꽃이 배경으로 등장하거나, 중국과 일본의 전통의상이 혼합된 형태로 생성되어 외국인들이 어떤 나라의 전통의상인지 혼동할 수 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제2, 제3의 만리장성 왜곡 문제는 여전… 모두가 역사왜곡 감시자가 돼야”
반크는 20여년간 중국의 만리장성 왜곡을 비롯해 전 세계 교과서, 관광 출판물, 웹사이트, 박물관, 미술관, 생성형 AI 등 다양한 콘텐츠 속 한국사 왜곡 문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시정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게임 오류 시정을 계기로 반크는 국민과 함께 게임과 AI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의 역사 왜곡 사례를 적극 발굴·바로잡는 활동을 더욱 본격화할 예정이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게임과 생성형 AI는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접하는 콘텐츠인 만큼 그 영향력이 막대하며, 이로 인해 역사 왜곡이 빠르게 확산할 위험이 크다”며, “광복 80주년을 맞는 8월 15일을 앞두고 게임과 생성형 AI 속 숨겨진 한국의 역사·영토·문화 왜곡을 체계적으로 점검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류 시정을 위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발굴·실행하는 동시에 국민 개개인이 역사 감시자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해 왜곡 사례를 신고하고 사회적 감시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이어 “반크는 전국 시도 교육청과 협력해 전국 초중고 교사와 청소년들에게 관련 AI 한국홍보 실천 콘텐츠를 공유할 계획”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교사와 청소년들이 수행평가 연계 수업 시 생성형 AI 시대에 한국을 세계에 알려나갈 수 있도록 ‘AI 한국 홍보대사’를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외국 플랫폼 중심의 생성형 AI가 한국 역사와 문화를 왜곡된 데이터로 학습·재생산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시각과 정체성을 반영한 주권형 AI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크 구승현 연구원은 “게임과 생성형 AI가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이들 콘텐츠에 내재된 역사 왜곡이 무의식적으로 확산하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접하는 정보가 왜곡될 경우, 올바른 역사 인식 형성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체계적인 오류 점검과 시정 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국민 개개인이 왜곡 사례를 발굴·신고하는 등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역사 감시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만의 자체 인공지능(AI) 역량을 위한 소버린(주권) AI 전략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반크는 앞으로도 교과서·관광 출판물·박물관·AI 등 다양한 채널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국제 사회에 한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