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의 10번은 명예일 뿐 압박은 아니다“…나폴리 데뷔한 더브라위너의 각오

나폴리로 이적한 케빈 더브라위너는 2024~2025시즌 등번호로 11번을 달 예정이지만, 구단의 환영 의미로 훈련 중 디에고 마라도나의 번호였던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출처｜나폴리 페이스북

케빈 더브라위너(34)가 디에고 마라도나의 상징적인 ‘10번’을 입고 훈련 중인 것에 대해 명예로운 일이라고 밝혔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떠나 자유계약(FA)으로 나폴리(이탈리아)에 합류한 더브라위너는 최근 프리시즌 훈련을 소화한 뒤 구단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전했다. 더브라위너는 2024~2025시즌 등번호로 11번을 달 예정이지만, 구단의 환영 의미로 훈련 중 마라도나의 번호였던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 더브라위너는 22일 디마로의 카르차토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레초와의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11번 유니폼을 처음 착용할 예정이다.

나폴리에서 10번은 상징적인 번호다. 마라도나가 10번을 달고 1984년부터 1991년까지 활약하며 두 차례 세리에A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컵,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1986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구단은 그의 공로를 기려 1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더브라위너는 “처음에는 조금 놀랐다. 번호가 이미 결번된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팀과 구단이 나에게 준 책임이라는 의미에서 명예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큰 팀에 오면 원래부터 압박은 따른다. 단지 번호 하나가 그런 부담을 더 가중시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폴리는 승리를 원하는 팀이고, 선수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더브라위너는 마라도나에 대해 “그는 전설이자 나폴리의 상징이지만, 나는 또다른 선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하면서 팀과 도시,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더브라위너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10년간 16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지난 시즌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했다. “항상 계약이 있던 입장이었기에 그동안은 여름마다 아무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 시즌 준비에 앞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나폴리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와 삶의 질, 그리고 기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