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006독일월드컵 전후로 꾸준히 2050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아왔다. 최근 유럽파들이 많아졌고, 세계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덕분에 2026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희망찬 분위기가 형성됐다. AP뉴시스

일본은 2006독일월드컵 전후로 꾸준히 2050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아왔다. 최근 유럽파들이 많아졌고, 세계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덕분에 2026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희망찬 분위기가 형성됐다. AP뉴시스


일본은 2006독일월드컵 전후로 꾸준히 2050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아왔다. 이를 위해 유럽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해왔고, 일본축구협회(JFA) 역시 유럽 현지에 사무소를 마련해 행정과 훈련시설을 구축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10년 사이 유럽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현재로선 2046월드컵 개최와 함께 사상 첫 우승을 노리자는 희망이 가득하다. 그러나 일본 현지에선 2026북중미월드컵부터 당장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 매체 ‘스포츠닛폰’은 22일 “전 북한축구대표팀 공격수 정대세와 전 일본대표팀 미드필더 가키타니 요이치로가 17일 TV 도쿄의 심야프로그램 ‘풋X브레인’에 출연했다. 이들 모두 일본의 향후 월드컵 우승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정대세와 가키타니 모두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인물들이다. 정대세는 재일교포로 J리그, K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볐다. K리그에선 수원 삼성 소속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뛰며 72경기 23골·8도움을 기록했다. 북한대표팀에선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을 포함해 유수의 국제대회를 누비며 A매치 33경기 15골을 기록했다. 가키타니 역시 일본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J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였다.

정대세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과거 또래들이 일본대표팀에 있었을 때는 월드컵 우승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생각했었을 것 같다. 오카다 다케시 전 감독 등 과거 사령탑들이 월드컵 우승을 선수들에게 목표로 제시했지만 이는 동기부여 차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젠 일본대표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워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대세는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워도 되는 이유로 ‘일본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를 지목했다. 최근 10여년동안 유럽파가 많아졌고, 이에 따라 대표팀 내 건강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는 J리그에서 데뷔해 대표팀에 발탁돼야 유럽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대표팀 발탁 전에도 유럽 주요리그를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엔 유럽 주요리그에서 맹활약해야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세계적 선수가 돼야 일본대표팀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긍정적이다”고 얘기했다.

가키타니 역시 일본대표팀이 북중미월드컵에서 큰 일을 낼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월드컵 우승후보국 중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팀들이 더러 있어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일본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월드컵 우승을 자신하니 높은 곳에서 대회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일본대표팀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전했다. 가키타니는 “월드컵 우승을 위해선 부상을 피해야 한다. 세계적인 팀들과 맞대결에선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완전한 전력을 구성해 맞서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적시장마다 선수들을 향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을 앞두고는 이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적 후 일부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월드컵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이라면 이적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