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좌측)과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가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 |SK온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좌측)과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가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 |SK온


SK온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수산화리튬을 국내에서 추가로 확보하며 공급망 안정성과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력을 강화한다.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리튬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 구매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북미 배터리 시장 공략에 필요한 세액공제 혜택 확보도 기대된다.

SK온은 최근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국내산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은 서울 종로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열렸으며,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과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SK온은 올해 연말까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부터 최대 6000톤의 수산화리튬을 공급받는다. 이는 전기차 약 10만 대에 사용할 수 있는 분량으로,국내 양극재 공장에서 가공된 뒤 SK온의 미국 배터리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공급망 안정화 및 IRA 세액공제 대응
수산화리튬은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그동안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화리튬 수입량 중 중국산 비중은 82.7%에 달했다.

SK온은 이번 공급 계약을 통해 리튬 공급망을 국내로 다변화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고, 운송비·통관비 절감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국내산 원료는 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미국 시장에서의 배터리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IRA 개정안은 2026년부터 세액공제 수령 조건으로 ‘금지외국기관(Prohibited Foreign Entity, PFE)’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생산 시 비(非) PFE 국가에서 조달한 재료의 비중을 뜻하는 ‘실질적 지원 비용 비율(Material Assistance Cost Ratio, MACR)’이 2026년 60%에서 시작해 2030년까지 85%로 점차 상향된다.

SK온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원소재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2022년에는 칠레 SQM과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2월에는 미국 웨스트워터와 천연 흑연 공급 계약, 6월에는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도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북미 진출 본격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1년부터 수산화리튬 양산을 시작했으며, 2024년 말 기준 한국과 유럽을 합산한 연간 생산 능력은 3만 4000톤이다. 향후 국내와 미국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2028년까지 최대 7만 9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윤태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SK온에 수산화리튬을 처음 공급하게 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이를 계기로 북미와 유럽 고객사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진 SK온 전략구매실장은 “글로벌 정책 변화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원소재 확보와 전략적 파트너십 다변화를 통해 북미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