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추영우가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연기 포텐을 제대로 터트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견우와 선녀’(연출 김용완, 극본 양지훈, 기획 CJ ENM, 제작 스튜디오드래곤·덱스터픽쳐스·이오콘텐츠그룹) 9화에서는 악귀 봉수(추영우 분)가 배견우(추영우 분)의 몸을 차지하는 반전 엔딩으로 충격을 안긴 가운데, 추영우의 2개의 자아 연기 변주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영안(靈眼)이 배견우는 박성아에게 비밀로 하고 맹무당을 만났다. 맹무당은 박성아가 벌전 받겠다고 말했고, 그 말에 배견우는 박성아의 안전을 위해 서로를 연결하고 있는 억매법을 깨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맹무당은 박성아와 배견우의 억매법을 쉽게 깰 수 없었다. 서로를 지켜주려는 마음이 너무 강해 다른 주술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 맹무당은 억매법을 푸는 것 대신 절대 귀신과 엮이지 말고, 엮이더라도 절대 피를 봐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배견우는 모범(함성민 분)에게 붙은 자살귀를 발견했고, 그것은 위기였다. 박성아가 모범을 구하기 위해 배견우의 손을 놓은 순간 악귀 봉수가 나타났다. “무당 보살핀다며. 자살귀한테 혼자 가게 두면 쓰나”라면서 배견우를 자극한 봉수. 괴로웠던 기억이 떠오른 배견우가 모범을 구하기 위해 달려들었고, 그 순간 칼에 베이면서 이목구비가 열리고 말았다.

깨어난 배견우는 박성아를 살뜰히 살피며 평소와 똑같았지만, 이상함을 감지한 박성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견우 어딨어?”라고 물었다. 양궁 루틴을 하지 않는 모습에 ‘배견우’가 아니라고 확신한 박성아에게 봉수는 그제서야 “잡아먹었어”라고 정체를 드러내 충격을 안겼다.

과연 봉수와 배견우의 운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추영우의 1인 2역 연기가 단연 빛났다. 순수하고 헌신적인 배견우와 냉소적이고 섬뜩한 봉수를 완전히 다른 호흡과 눈빛, 말투로 표현하며 인물 간 대비를 극대화했다. 같은 얼굴 속 전혀 다른 인물이 공존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 추영우는, 단순한 변신이 아닌 감정의 결을 달리하는 내면 연기까지 섬세하게 구현해내며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