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마을·해녀스테이…제주 마을여행, 체류형 콘텐츠로 주목

제주 마을여행이 달라졌다. ‘여행사’와 ‘크리에이터’가 직접 마을과 협력해 상품을 만들고, 여행객을 불러모으는 모델이 실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승철)는 25일, ‘카름스테이’ 통합브랜드 활성화를 위한 전담여행사·크리에이터 사업의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이 협업 체계는 3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전담여행사·크리에이터는 마을의 고유자원으로 특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상품 운영과 홍보까지 맡는 구조다. 관광공사는 민간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적극 반영해 마을여행을 양적·질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카름스테이 마을여행

상반기 동안 이 사업을 통해 운영된 마을여행 상품은 총 45개. 이를 통해 유치한 여행객은 8049명에 달한다. 특히 운영인력 부족, 홍보 어려움 등 마을 현안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제주 각지의 고유자원을 살린 체류형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퇴자·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은퇴자마을’이다. 유엔관광청이 최우수관광마을로 인증한 신흥2리 동백마을의 ‘동백언우제’ 공간을 활용해, 8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체류형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한경면 저지리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농촌유학 프로그램 ‘아꼬아탐험단’이 업그레이드되어 선보인다. 곶자왈 생태탐험, 별자리 관찰, 생명 워크북 제작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아꼬아탐험단

해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상품도 눈에 띈다. 김녕·금능마을의 ‘해녀스테이’, 세화마을의 ‘해녀투어’ 등은 제주만의 정체성을 담았다. 이 모든 상품은 카름스테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 생산 외에도 마을 크리에이터와 주민들이 함께 기획한 축제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6월 애월읍 수산리에서는 마을 대표 농산물인 사탕옥수수를 주제로 ‘수산리 사탕옥수수 대잔치’가 열렸다. ‘옥수수 도슨트’, ‘옥수수 백일장’, ‘제주마라콘(CRON)’ 같은 이색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총 2239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였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로컬관광 생태계를 위해 마을이 주체가 되는 구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카름스테이를 통해 실질적인 소득 창출과 관광 분산 효과를 이루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주 마을여행 전담여행사와 크리에이터는 3월 공모를 통해 총 4곳이 선정돼 활동 중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