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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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한 조각 들었을 뿐인데, 사진 한 장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일인가?
배우 소주연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장의 피자샷이 소소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쨍한 와인빛 후드티를 입은 채, 치즈가 쭉 늘어나는 피자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표정엔 꾸밈이 없고, 늘어난 치즈에는 행복과 여유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피자는 전 세계 어디서나 사랑받는 음식이지만, 의외로 ‘먹는 방식’에 대해선 지역마다 나름의 매너가 있다. 소주연처럼 손으로 들고, 늘어진 치즈를 낚아채듯 한 입 하는 건 과연 매너 위반일까?
답은, 전혀 위반이 아니올시다.

피자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도 상황에 따라 피자는 손으로 먹는 게 자연스럽다. 단, 격식 있는 레스토랑이라면 이야기는 살짝 달라지지만.
이탈리아 남부, 특히 피자의 고향이라 불리는 나폴리에선 식당에서 먹을 경우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들이 피자를 칼로 써는 이유는 단지 격식을 차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얇은 도우에 신중하게 얹힌 토핑, 치즈, 소스의 조화를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일종의 배려이기도 하다.

반면 길거리 피자나 테이크아웃 피자라면?
접고 또 접어서 한 손에 쏙 들어오게 만든 ‘피자 아 포르타폴리오(Pizza a portafoglio)’은 꼭 먹어줘야 한다. 지갑처럼 반으로 접어 들고 먹는 방식으로, 이건 누가 뭐래도 손맛이다.

사실 소주연의 먹방도 이탈리아의 피자 철학과 다를 게 없다.
손으로 들고, 치즈가 늘어나고,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무는 이 모든 순간이 피자의 본질인 것이다. 다만 이탈리아에서는 음식이 넘치거나 손, 입 주위에 소스가 묻는 것을 조금은 촌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있다. 치즈가 늘어지더라도 주위에 묻히지 않도록 입 근처에서 끊거나 살짝 접는 센스 정도는 지키는 편이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피자가 사랑받고 있다. 도톰한 시카고 딥디쉬부터 나폴리 정통 피자, 수제 로컬 피자까지. 그중에서도 모짜렐라와 고르곤졸라, 리코타, 파르미지아노 등 다양한 치즈를 믹스한 피자가 인기다. 치즈가 쭉 늘어나느냐 마느냐는 이들의 균형과 숙성도, 오븐 온도와 시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피자에 정답은 없다. 손으로 먹어도 좋고, 포크로 잘라도 좋다. 중요한 건 맛있게, 그리고 예의 있게 즐기는 일.
소주연의 피자샷이 귀엽고 예쁘게 보였다면, 이젠 그 속에 숨은 치즈와 매너의 미학도 함께 기억하자. 매너는 사람뿐만 아니라, 맛있는 피자도 만들어주니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