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워커힐 AI 라운지’에서 AI 매니저 ‘해리스’의 안내를 받아 아트 미션에 참여하고 있다

고객이 ‘워커힐 AI 라운지’에서 AI 매니저 ‘해리스’의 안내를 받아 아트 미션에 참여하고 있다



호텔은 이제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는 걸, 워커힐이 아주 AI스럽게 증명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 1층에 문 연 ‘워커힐 AI 라운지’는 말 그대로 호텔판 예술 미션 카페다. 단, 바리스타 대신 AI 매니저 ‘해리스’가 서 있다.

워커힐은 지난 4월 ChatGPT-4o 기반의 ‘워커힐 AI 가이드’를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들여놓은 데 이어, 이번엔 아예 공간 전체를 AI랑 예술로 덮어버렸다. 이름하여 ‘AI∙호텔 융합 체험 공간’. 기술은 커먼컴퓨터가, 공간과 스토리는 워커힐이 맡았다.

여기선 AI 매니저 해리스랑 대화하는 건 기본. 호텔에 걸린 미술작품을 하나하나 안내받을 수 있고, 질문을 던지면 호텔리어처럼 부드러운 말투로 대답까지 해준다. ‘인텐트 인식’이라는 고급 기술이 깔려 있어서, 그냥 기계 답변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고 맞춰 말한다. 덕분에 대화하다 보면 “얘 진짜 사람 아냐?” 싶은 순간이 온다.
AI 기술과 호텔 공간이 만나 탄생한 ‘워커힐 AI 라운지’는 방문객에게 몰입도 높은 인터렉티브 경험을 선사한다

AI 기술과 호텔 공간이 만나 탄생한 ‘워커힐 AI 라운지’는 방문객에게 몰입도 높은 인터렉티브 경험을 선사한다


라운지의 하이라이트는 ‘감정 수집가’ 미션. 해리스의 음성 안내로 미션을 시작하면, QR코드를 통해 휴대폰에서 ‘아티’라는 예술 전문 AI와 연결된다. 호텔 곳곳의 작품을 탐색하고 퀴즈를 풀다 보면, 어느새 예술 감정이 차오른다. 다 채우면 ‘미션 완료’ QR코드를 찍고 경품 응모까지 가능하다.

참고로 해리스는 워커힐 이름의 유래가 된 월튼 해리스 워커 장군에서 따왔다. 역사와 AI, 이 두 단어를 한 문장에 넣는 건 워커힐이 꽤나 즐기는 조합 같다.

라운지 안쪽엔 AI 크리에이터 킵콴이 만든 ‘시간의 레일 위에서’ 영상, 순환과 변화를 주제로 한 디지털 아트, 그리고 전통 식재료를 예술로 변신시킨 참기름·막걸리 콜라보 작품까지 있다. 관광객 입장에선 한 호텔 안에서 전시, 게임, AI 체험을 다 하는 셈이다.

이 모든 건 24시간 무료 입장. 언제든 들어가서 AI랑 예술 한 판 즐기다 나올 수 있다. 워커힐 스마트 스테이 랩의 김세한 담당 말처럼 “기술과 공간, 예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경험이 여기 있다.
잠만 자러 왔다면? 이번엔 깨서라도 둘러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