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로 하는 칼싸움”…‘살인자 리포트’ 조여정·정성일, 밀도 높은 심리 게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조여정(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살인자 리포트’(감독 조영준)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08.12. jini@newsis.com

“혀로 하는 칼싸움.”

배우 조여정과 정성일이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연상호 감독의 ‘얼굴’ 등 쟁쟁한 미스터리 및 스릴러 장르가 쏟아지는 올가을 극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다. 두 인물의 팽팽하고 치밀한 ‘심리 게임’을 최대 무기로 내세운 영화 ‘살인자 리포트’를 통해서다.

9월 5일 공개하는 ‘살인자 리포트’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가 자신을 연쇄살인마라고 고백한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을 인터뷰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연쇄살인범과의 ‘일대일 밀착 인터뷰’라는 독특한 소재로, 기자와 살인범 사이의 팽팽한 심리게임을 그려 낸 작품으로 오직 ‘호텔 스위트 룸’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진행되는 위험한 인터뷰에 관객들까지 온전히 몰입하게 만들며 남다른 서스펜스를 전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영화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으로 이끄는 조여정과 정성일의 치열한 연기 대결이 최대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조영준 감독은 두 사람의 연기를 “혀로 하는 칼싸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정성일(왼쪽부터), 조여정, 조영준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살인자 리포트’(감독 조영준) 제작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5.08.12. jini@newsis.com

조여정은 선주 캐릭터를 통해 연쇄살인범과의 인터뷰에서도 냉철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정도로 당당하고 이성적인 것 같은 모습과, 인터뷰가 깊어지며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감정적이고 본능적으로 변하는 모습까지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연기력의 끝을 보여 줄 예정이다.

연쇄살인범 영훈 역을 분해 파격 변신에 나서는 정성일은 자신의 살인에 대해 고백하면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보는 이들까지 소름 돋게 할 포커페이스로 절제된 감정 연기의 점수를 보여 주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조여정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살인자 리포트’(감독 조영준)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8.12. jini@newsis.com

두 배우는 12일 열린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의 첫 공식 행사인 제작보고회에서도 영화가 가진 독특한 형식과 남다른 몰입감에 대해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여정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식의 영화였다. 1대1 인터뷰 형식만으로도 영화가 진행될 수 있고, 그럼에도 상당한 긴장감과 밀도로 영화가 채워진다는 게 대단했다”고 말했고, 정성일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가 공연 연습 중이었다. 쉬는 시간에 잠깐 펴본 것이었는데 놓칠 수가 없어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이 시나리오가 다른 사람에게 갈까바 겁이 나서 바로 하기로 마음먹을 정도다”라고 돌이켰다.

두 캐릭터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으로 진행되는 영화이니만큼, 두 배우의 호흡이 가장 중요할 터. 2019년 KBS 드라마 ‘99억의 여자’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조여정과 정성일은 서로에 대한 깊은 믿음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정성일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살인자 리포트’(감독 조영준)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8.12. jini@newsis.com

특히 정성일은 2019년 조여정과의 첫 만남을 돌이키며 “그때 여정 씨가 ‘기생충’으로 모든 상을 휩쓸 때였는데, 현장에서 저를 오랜 인연을 만난 것처럼 대해줬다. 그리고 바로 연기에 대해 함께 논의를 해주는데 정말 신선했고 믿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현장도 같이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촬영 전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다. 오죽하면 현장에서 제가 ‘조 선생님’이라고 불렀을 정도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