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미 개인전 ‘비어있는 온전함’ 9월 16일 개최

조각가이자 금속공예가 이수미의 개인전‘비어있는 온전함- Hollow and Whole’ 이 열린다.

두손갤러리가 9월 16일부터 10월 21일까지 이수미 개인전 ‘비어있는 온전함 – Hollow and Whole’을 연다. 이번 전시는 금속, 도자, 스테인리스 미러 등 다양한 재료로 감정의 잔류와 존재의 결핍, 상처의 흔적을 탐구해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깊이 있게 조망한다.

전시에는 신작 ‘해피티어(HAPPY TEAR)’와 대표 연작 ‘하프(HALF)’ 시리즈가 소개되며, 고려시대 청자와 근현대 백자 명장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전통과 현대, 질서와 파열이 한 공간에 놓이며 서로 다른 시간의 감각이 맞물리는 장면을 만든다.

이수미는 상처와 결핍, 파손의 흔적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 감정과 시간의 밀도를 드러낸다. 기형적으로 흘러내린 도자기, 금속으로 덧입힌 백자 파편, 찌그러진 곡면 등은 복원보다는 멈춘 듯한 순간을 보여주며 감정이 형태를 갖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하프(HALF)’ 시리즈는 “무엇이 내 삶의 절반이 되어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불완전한 사물들이 서로를 반사·연결하며 하나의 구조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품 속 반복되는 손의 행위와 느린 덧입힘, 기능을 벗어난 장식성은 공예적 기술 과시가 아닌 감정과 감각 사이의 긴장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불완전성과 파편성이 잠재되어 있으며, 금속과 유리 같은 재료가 감정의 온도와 밀도를 암시한다.

함께 전시되는 고려청자와 백자 명장들의 작품은 절제된 형식과 내면의 힘을 지닌 고전 도자가 현대 조형물과 나란히 놓이며, 과거와 현재, 전통과 개인 감각이 공명하는 하나의 시간적 지층을 형성한다. 이번 전시는 상처 입은 모든 것에 대한 경의와, 치유를 결과가 아닌 감정을 붙잡고 견디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담아낸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