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 롯데 나균안, 두산 최승용(왼쪽부터)이 후반기 맹활약에도 동료들의 지원이 저조해 승수 쌓기에 애를 먹고 있다. 감독들도 미안해할 정도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

한화 류현진, 롯데 나균안, 두산 최승용(왼쪽부터)이 후반기 맹활약에도 동료들의 지원이 저조해 승수 쌓기에 애를 먹고 있다. 감독들도 미안해할 정도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두산 베어스



류현진(38·한화 이글스), 나균안(27·롯데 자이언츠), 최승용(24·두산 베어스)이 후반기 들어 연일 짠물 피칭을 펼치고도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고공행진 중인 한화는 류현진이 등판한 날이면 다소 주춤하다. 류현진은 한화 선발진 중에서도 후반기 승수가 가장 적다. 그는 후반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3.33, 이닝당출루허용(WHIP) 1.23으로 활약하고도 단 1승(2패)에 그쳤다.

8월에는 승운이 더 따르지 않았다. 이달 3경기 등판한 류현진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회를 포함해 ERA 1.96, WHIP 1.15로 맹활약하고도 1패만 떠안았다. 14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7이닝 무4사구 2실점하고도 타선의 지원이 저조해 승패 없이 물러났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가 정말 잘 던져주고 있는데, 승리를 못 챙기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나균안의 불운은 더욱 심상치 않다. 나균안은 후반기 5경기에서 ERA 3.14, WHIP 0.91로 역투하고도 승리 없이 1패만 떠안았다. 투구 내용은 여느 에이스 못지않았다. 리그 전체 국내 선발 중에선 피안타율(0.202·3위)과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0.577·4위) 모두 이 기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하지만 경기당 득점지원이 단 1.6점에 불과했다. 

나균안은 상대의 외국인 에이스들과도 선발 맞대결을 자주 벌였다. 그 중에서도 제임스 네일(KIA), 잭로그(두산)과 맞붙은 횟수가 각각 3회로 가장 많다. 그럼에도 대등한 투구 내용이 돋보였다. 그는 지난달 27일 사직 KIA전에선 네일과 나란히 6이닝 2실점으로 맞불을 놓고도 타선의 지원이 저조해 승패 없이 물러나기도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나)균안이가 계속해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데, 상대 에이스가 붙은 날도 많고, 승운이 잘 따르지 않다 보니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승용도 나균안 못지않게 불운했다. 그는 후반기 5경기에서 승패 없이 ERA 1.09, WHIP 1.01로 맹활약했다. 투구 내용도 출중했다. 피안타율(0.226·6위)과 피OPS(0.521·2위) 모두 이 기간 국내 선발 중에는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경기당 득점지원이 고작 1.4점에 불과했다.

동료들의 지원만 저조한 게 아니다. 부상의 운도 따르지 않았다. 16일 잠실 KIA전에선 2이닝 무4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경기 도중 왼손 검지 손톱이 깨지는 불운도 겹쳤다. 손톱 부상은 올 시즌 전반기에도 최승용의 호투 행진을 가로막았던 요소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