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17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전날 블론세이브를 남긴 마무리 김택연을 감쌌다. 그는 “택연이의 블론세이브는 사실 내가 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17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전날 블론세이브를 남긴 마무리 김택연을 감쌌다. 그는 “택연이의 블론세이브는 사실 내가 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김)택연이가 블론세이브를 남겼지만, 그 블론세이브는 사실 내가 한 거다.”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49)은 1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전날 한 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마무리투수 김택연(20)을 감쌌다. 그는 “어제(16일) 경기 내용이 전체적으로 무척 아름다웠다 보니 택연이가 공 10개로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나의 욕심이 있었다. 절대로 택연이에게 짐을 얹을 수 없는 경기였다. 내가 다 안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연에게는 공 하나가 못내 아쉬웠다. 2-1로 앞선 9회초 구원등판한 그는 선두타자 최형우를 공 2개로 범타 처리한 뒤, 후속 패트릭 위즈덤에게 동점포를 허용했다. 0B-1S서 2구째로 던진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몰렸다. 블론세이브 이후 제구가 흔들린 김택연은 후속 나성범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과적으로 두산이 2-3으로 뒤진 9회말 김인태의 역전 2타점 2루타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김택연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데뷔 첫해부터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부진한 날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등판(60경기·65이닝)이 잦았던 여파일 수 있다. 이에 조 대행은 김택연을 철저히 관리해주려고 한다. 그래서 16일 경기에서도 투구수를 10개로 제한한 것이다. 조 대행은 “어제 택연이가 블론세이브를 남겼지만, 사실 그 블론세이브는 내가 한 것”이라며 “내가 ‘택연이가 공 10개로 경기를 마무리해주면 좋겠다’고 머릿속으로 구상하다 욕심을 낸 것 같다”고 자책했다.

고무적인 요소도 있다. 김택연의 향상된 구위가 돋보였다. 김택연은 16일 경기에서 최고 시속 155㎞의 직구를 뿌렸다. 최저 구속도 152㎞로 빨랐다.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도 140㎞대로 유지됐다. 조 대행은 “결과적으로 택연이의 뒤에서 동료들이 힘을 내준 영향도 컸지만, 택연이에게서도 직구의 구위가 많이 향상된 모습이 보였다”고 반겼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