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오디션이 낳은 또 하나의 ‘걸’작. 그룹 케플러가 7번째 미니 앨범 ‘버블 검’을 내고 돌아왔다. 사진제공|클렙엔터테인먼트

엠넷 오디션이 낳은 또 하나의 ‘걸’작. 그룹 케플러가 7번째 미니 앨범 ‘버블 검’을 내고 돌아왔다. 사진제공|클렙엔터테인먼트



‘감개무량’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4년 전 같은 무대에 섰던 오디션 연습생이 ‘어엿한 프로’가 돼 심사위원이 된 상황. ‘걸플과 보플의 연결고리’ 케플러가 그런 경우다. ‘걸플’은 최정상 걸그룹 케플러를 탄생시킨 ‘걸스 플래닛 999’, ‘보플’은 그야말로 장안의 화제인 ‘보이즈2플래닛’의 줄임말이다.

케플러를 대표해 ‘보이즈2플래닛’ 멘토로 맹활약 중인 멤버는 샤오팅이다. ‘유행어’가 된 “칭찬 아닙니다”란 그의 시그니처 멘트는, 먼저 겪어본 자로서 정식 데뷔란 목표까지 ‘끝내 살아남길’ 바라는 초조함과 격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비롯된 듯 했다. 샤오팅은 말했다.  

“다른 역할로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 영광스럽죠. 절 ‘독설가’라고도 하던데 (웃음) ‘동병상련’의 감정이라거 할까요.제 모든 힘을 다해 도움 주고 싶은 마음에….”

‘걸스 플래닛 999’부터 4년을 동고동락한 케플러 멤버들은 ‘보2플’의 ‘엄격한’ 심사위원 샤오팅을 진심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무섭게 나오는 (샤오팅) 언니 흉내 내기”가 그들 만의 ‘비밀스러운 밈’(Meme)이라며 “꺄르르” 웃기도 했다.

어느덧 ‘케플러’로 7번째 선보이게 된 미니 앨범. 케이(K)팝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로서 압도적으로 ‘치열’할 수밖에 없는 엠넷 서바이벌 출신들로, 이들은 기존 걸 그룹들에게선 듣기 어려웠던 “승부욕”을 복귀 출사표로 던지기도 했다.

“서바이벌 출신이라 그런 걸까요. 데뷔를 향한 그 ‘간절함’을 저흰 잃은 적이 없어요. 한편으로 우리를 ‘케플러’로 묶어준 팬덤에도 ‘보답’해야 하잖아요. 그래 ‘독하게 해보자’ 서로 다짐했죠.”

그 비장함이 노래에도 묻어난다. 불과 3년새 다양한 매력을 선보여온 케플러지만, 이번 음반은 유독 그 사운드가 예리하게 파고든다. 타이틀 곡은 ‘버블 검.’ 대개 소녀들이 불러온 ‘검’이란 귀여움의 상징이었지만, 케플러는 약간의 비장미를 섞어 “씹어 먹기” 위해 내놓은 곡이라고 했다.

케플러 사진제공|클렙엔터테인먼트

케플러 사진제공|클렙엔터테인먼트


국민 프로듀서로 대변되는 ‘팬투표’가 맺어준 인연. ‘걸스 플래닛 999’ 전에는 일면식 없던 사이로,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이젠 안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케플러로 함께 하자’며 지난해 현 소속사와 재계약을 선언했다.

“2년 반이 정말 ‘금세’ 흘렀지요. 아쉬움의 표시는 ‘정말!’ ‘금세!’로 충분히 전해지지 않았을까요?(웃음) 열심히 해서 오늘의 케플러를 있게 한 팬들과 함께 해야죠!”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