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을 걷는 한 장면이 글로벌의 지갑을 열었다. 방탄소년(BTS)단 진이 라이브 방송에서 착용한 선글라스가 몇 시간 만에 품절되며 또 한 번 ‘솔드아웃킹’의 전설을 이어간 것.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앨범 작업 중인 방탄소년단은 ‘바다다’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평범한 바닷가, 선글라스를 쓴 채 환하게 웃던 진의 모습은 팬들의 구매 욕구를 직격했고, 곧 젠틀몬스터 ‘누메로 01’ 모델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SOLD OUT으로 전환됐다. 재입고 알림 신청은 줄을 이었다.

18일 재입고가 이뤄졌지만 반나절도 버티지 못하고 또 품절. 팬들이 기다렸다가 다시 싹쓸이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이 바로 ‘셀럽 효과’의 정석이지만 진은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스타가 쓰니까 따라 산다’ 수준을 넘어, 그가 선택한 제품은 곧 ‘믿음의 아이콘’이 돼버린다. 진이 착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완판은 예고된 셈이다.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생활용품까지 진의 완판 행진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GUCCI, FRED, 라네즈, 돌비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진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선택은 홍보를 넘어 브랜드의 가치와 시장 점유율까지 끌어올리는 프리미엄 효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패션 업계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미국 뷰티·패션 전문지 WWD도 진의 브랜드 파워를 수치로 입증했다. WWD는 진이 알로 앰버서더로 발표됐을 때 단 하루 만에 360만 달러 규모의 미디어 노출 효과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네티즌 반응도 뜨거웠다. “진 얼굴이 곧 광고판이다”, “재입고 알람까지 켰는데 눌러보니 또 품절이라 눈물 버튼만 눌렀다”, “진이 쓰면 그냥 교과서에 ‘이게 정답’이라고 적히는 수준”이라며 웃픈 공감 댓글이 쏟아졌다. 팬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솔직히 제품보다 진이 더 빛난다”며 ‘솔드아웃킹’의 위엄에 고개를 끄덕였다.

‘솔드아웃킹’이라는 별명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바닷바람에 스친 한 장면조차 세계 시장을 흔들어버리는 사나이. 진은 움직이는 브랜드, 소비 지형을 바꾸는 파워 그 자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