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수현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극본 박미현 연출 김재홍, 약칭 ‘에스콰이어’)에서 한설연 앵커 역으로 출연하며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극 중 한설연은 겉으로는 커리어 우먼의 당당함과 가정적인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완벽한 앵커였지만, 실제로는 10년간 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Battered Woman Syndrome’(매 맞는 여성증후군) 환자라는 충격적인 이중성을 지녔다. 평생 남에게 큰소리 한 번 못 내봤던 소심한 여성이 정신과 처방약의 부작용으로 폭력적으로 변했다.

무엇보다 CCTV 영상 속 한설연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미친 사람처럼 웃거나 미소를 보이는 장면은 섬뜩할 정도다. 한설연은 “영상 속 나는 마치 원더우먼 같더라. 평생 남에게 큰소리 한 번 못 내봤던 내가 오랜 시간 내 안에 꽉 막혀 있던 무언가가 풀리는 것 같았다”고 했다. 약물 힘을 빌려 폭력적 성향을 보인 한설연은 묘한 쾌감과 해방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런 한설연을 온전히 연기한 홍수현. 꾸준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바람처럼 홍수현은 ‘에스콰이어’에서 짧지만, 강렬한 한방을 완성했다. 한동안 여러 작품 주·주연을 연기하면서도 아직 제 색깔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한 홍수현은 ‘특별 출연의 좋은 예’를 완성하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앞으로 홍수현의 연기 행보가 기대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