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 실험’은 미국 원정에서도 계속…이번엔 해외파 조합으로? 북중미 플랜 B가 아닌 핵심 전략 가능성도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9월 미국, 멕시코를 잇달아 상대할 친선경기 2연전에서도 스리백 가능성을 열어뒀다. 핵심 센터백 김민재를 필두로 김주성, 이한범(왼쪽부터) 등 젊은 자원들과 최적의 조합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의 전술 실험은 멈추지 않는다. 특히 스리백 실험은 9월 미국 원정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아시아 예선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앞으로는 검증 단계다. 이번 원정은 선수단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수비에서는 스리백 전술도 유럽파 위주로 꾸려서 시험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다음달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 10일 테네시주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원정을 떠날 명단 26인을 25일 발표한 ‘홍명보호’는 다음달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원정 2경기를 앞두고 홍 감독이 다시 ‘스리백’을 말했다. 스리백은 전통적으로 ’수비 축구’의 상징으로 불린다. 중앙수비수를 세 명 배치해 수비 라인을 두껍게 하면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전형이다. 반면 이와 대비되는 포백은 두 명의 센터백과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두 풀백을 두어 보다 공격적인 운영이 가능한 방식이다.

홍 감독이 스리백 실험에 나선 배경에는 월드컵 본선의 특수성이 깔려 있다. 아시아 예선에서는 한국이 주도권을 쥔 채 공격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 굳이 스리백을 선택할 이유가 적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 강호들과 맞붙는 무대에서는 수비 조직력과 변칙 전술이 필수다. 홍 감독의 스리백은 ‘플랜B’를 넘어 핵심 전략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홍명보호’의 스리백은 올해 실전에서 처음 나왔다.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 쿠웨이트전 후반 막판, 박승욱(포항 스틸러스),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이한범(미트윌란) 등 3명이 함께 중앙수비라인을 형성하며 짧게 가동됐다.

이후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는 중국, 홍콩, 일본을 상대로 스리백이 연이어 가동됐다. 당시 박승욱과 김주성, 그리고 박진섭(전북 현대)이 조합을 이루며 조금씩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미국 원정의 차별점은 해외파의 가담이다. 무엇보다 대표팀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합류한다. 그와 함께 이한범, 김주성 같은 젊은 자원들이 다시 소집된 만큼, 이번 원정은 수비에서 다양한 조합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다. 그 중 스리백의 실험 가능성도 작지 않다. 만약 이번 원정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다면, 스리백은 더 이상 차선책이 아니라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이 활용할 핵심 전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