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서 다시 선발로’ 더 건강한 투구 위한 KT 소형준의 보직 재전환 향한 속마음 [SD 비하인드 베이스볼]

KT 소형준이 선발로 보직을 재전환했다. 팔 보호와 관리를 위해선 불펜보다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는 선발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사진제공｜KT 위즈

“지금 제 팔 컨디션을 생각했을 땐, 선발로 던지는 게 가장 나은 선택이죠.”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선발로 복귀한 소형준(24·KT 위즈)은 이날 7이닝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KT 선발진의 한 축을 맡던 그는 지난 8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불펜에서 이닝 수를 관리하다 다시 선발로 전환해 건재를 과시했다.

당초 KT는 올 시즌 소형준의 이닝 수를 130이닝으로 제한했다. 소형준이 2023년 5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처음 풀타임 선발로 나섰기 때문에 팔 보호와 관리가 필요했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 선발로 121.1이닝을 채운 시점부터 그를 불펜으로 기용하기로 했다. 소형준은 15, 1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구원등판하며 이닝 수를 관리했다.

소형준은 선발, 불펜의 등판 준비 과정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자신의 팔 보호와 관리를 위해선 잔여경기에도 선발로 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는 선발과 달리 불펜에선 등판 간격이 좁고, 등판 전후로 투구의 빈도가 잦다. 팔을 풀고도 등판하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26일 사직구장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소형준은 “관리의 측면에선 좀 더 여유롭게 쉬고 등판을 준비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느껴 (제춘모) 투수코치님을 통해 감독님께 의견을 전달했고, 감독님께서 ‘선발로 뛰는 게 관리에 더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자’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두 분은 물론, 트레이닝코치님들과도 팔 관리에 무엇이 더 나을지 충분히 의논해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소형준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소형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건강한 투구’다. 팔 보호와 KT의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선 그가 가장 건강한 상태로 투구하는 게 첫 번째다. 6일을 쉬고 등판한 24일 경기에선 소형준과 KT가 바라던 결과도 나왔다. 소형준은 “충분히 쉰 덕분에 공에 힘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투구를 본 것 같다”며 웃은 뒤 “제한 투구수에 가까워질 쯤에도 구위가 대단했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소형준의 팔 관리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KT는 24일 경기부터 소형준이 한 차례 등판하면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열흘 뒤 콜업해 선발로 내세우기로 했다. 계획대로면 잔여경기에는 2차례 등판이 가능하다. 총 이닝 수는 140이닝 안팎으로 예상된다. 당초 KT가 제한한 130이닝과 차이가 크지 않다. 소형준은 “보통의 등판 간격인 5일보다 더 많이 쉬게 되니 몸을 회복하고 충전할 시간이 많은 것”이라며 “내가 선발로 더 건강히 던지면 우리 팀에도 분명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