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빅펀치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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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아니면 안 된다?

배우 마동석이 ‘범죄도시’ 시리즈의 압도적 성공 이후 번번이 흥행 고배를 마시고 있다.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의 흥행 실패 후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트웰브’ 역시 뚜렷한 시청률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마동석이 2016년 ‘38사기동대’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드라마 ‘트웰브’는 8월 23일 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쾌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4회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급기야 8월 31일 방영된 제4화는 3%대까지 급락했다.

‘트웰브’는 같은 시간대 편성된 임윤아·이채민 주연의 tvN ‘폭군의 셰프’와 ‘상대 평가’에서도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4.9%로 시작한 ‘폭군의 셰프’는 최근 11.1%까지 급등세를 연출 중이다. 화제성 조사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발표하는 차트에서도 ‘트웰브’는 ‘폭군의 셰프’에 상위권을 내주며 초반 화제성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사진제공|STUDIO X+U·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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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에 앞서 지난 4월 개봉한 오컬트 액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거룩한 밤) 역시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4’가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또 한 번 시리즈의 신화를 이어간 것과 달리, 손익분기점(200만 명) 절반에도 못 미치는 77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잇따른 흥행 부진에 기대 업계 안팎에선 마동석 필모그래피의 무게 추가 ‘범죄도시’로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일례로, 마동석은 ‘범죄도시2’와 ‘범죄도시3’ 사이 선보였던 ‘압꾸정’으로 고작 6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트웰브’와 ‘거룩한 밤’ 여기에 ‘압꾸정’까지 ‘범죄도시’와 마찬가지로 마동석이 직접 제작, 기획, 각본 등까지 참여하며 ‘마동석 유니버스’의 확장 의지를 드러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성적표는 뼈아프다.

여러 작품에서 비슷한 캐릭터로만 소비된 마동석의 이미지가 흥행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히어로, 오컬트 등으로 다양한 장르를 차용하고 있지만, 결국 ‘마동석의 주먹 액션으로 적을 때려 눕힌다’는 ‘범죄도시’ 스타일의 이야기는 변하지 않고 있다”며 “자기복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