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역에 캐스팅된 배우 박정민(왼쪽)과 박강현.     사진제공 | 에스앤코

‘파이’ 역에 캐스팅된 배우 박정민(왼쪽)과 박강현. 사진제공 | 에스앤코



태평양 한가운데, 벵골 호랑이와 소년이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227일의 기적 같은 여정.
세계 문학과 영화, 무대까지 석권한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가 드디어 한국 초연으로 찾아온다.

12월 2일 GS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이번 무대는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의 오디션을 통해 150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27명의 배우와 9명의 퍼펫티어가 함께 만든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관객의 눈앞에서 마법처럼 펼쳐질 장대한 서사시다.

무엇보다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끌 주인공 파이 역에는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캐스팅됐다.
박정민은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8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스크린에서 입증해온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이번 무대에서 다시금 증명하며, 소년 파이의 두려움과 호기심을 몸짓과 눈빛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뮤지컬 ‘알라딘’과 ‘하데스타운’에서 관객을 사로잡은 박강현은 섬세한 감각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겸비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두 배우가 만들어낼 파이의 얼굴은 벌써부터 상상만으로도 설레게 한다.

파이의 아버지 역은 30년 내공의 서현철과 뮤지컬, 드라마를 오가며 존재감을 넓혀온 황만익이 맡는다. 두 배우의 연기는 무대에 현실적 무게와 따뜻한 부성애를 동시에 불어넣는다.
엄마와 간호사, 그리고 오렌지 주스(Orang Juice) 역에는 주아와 송인성이 함께한다. 주아는 강렬한 무대 장악력으로, 송인성은 수상 경력으로 증명된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에 깊이를 더한다.


이야기 속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오카모토와 선장 역은 진상현과 정호준이 연기한다. 진상현은 창작 뮤지컬 중심으로 17년 이상 활약해온 배우이고, 정호준은 ‘하데스타운’과 안무가 활동을 병행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온 인물이다.

파이의 상황에 따뜻하게 공감하는 루루 첸 역은 임민영과 김지혜가 맡았다. 임민영은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과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에서 에너제틱한 매력을 선보였고, 김지혜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독창적 연기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이승헌과 김형준은 요리사와 리처드 파커의 목소리를 담당하며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신진경은 과학자 쿠마르와 자이다 칸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파이의 삼촌 마마지와 판딧지는 한규정이 맡아 유머와 따뜻함을 더하고, 전걸은 그랜트 존스 중령, 마틴 신부, 러시아 선원을 연기하며 극의 현실성을 부각한다.

파이의 누나 라니 역은 이상아가 캐스팅됐다. 여기에 라니 얼터네이트와 파이·쿠마르 커버는 박찬양, 마마지·그랜트 존스 중령 커버는 권상석이 맡아 빈틈없는 무대를 완성한다.

그리고 ‘라이프 오브 파이’의 마법을 완성하는 또 다른 주인공, 퍼펫티어.
리처드 파커를 비롯해 무대 위 모든 생명체에 숨을 불어넣는 이들은 박재춘, 김시영, 강은나, 임원, 이지용, 최은별, 임우영, 강장군, 김예진 총 9명이다. 퍼펫티어는 인간의 손끝과 몸짓으로 호랑이의 숨결과 파이의 두려움을 함께 전하며, 관객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로 안내한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이번 초연을 위해 전 배역을 엄격한 오디션으로 선발했다. 배우들이 만들어낼 무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평양의 광활한 수평선, 폭풍우의 공포, 그리고 소년과 호랑이의 생존기. ‘라이프 오브 파이’는 관객을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인생 최고의 극적인 순간으로 데려갈 것이다. 한국 초연은 오는 12월 2일 GS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며, 티켓은 9월 중 예매가 시작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